대사물질이 줄기세포 분화 초기단계 결정 기전 규명

난치병 치료제 개발에 대사물질 조절이라는 새로운 해법 제시

전분화능을 유지하고 있는 줄기세포에서 대사물질 알파-케토글루타르산은 Psat1에 의해 생성되고 이는 궁극적으로 후성유전체 변화를 일으켜 분화 타이밍을 조절하는 원동력이 된다./사진제공=미래창조과학부
윤홍덕 서울대학교 교수
국내 연구팀이 난치병 치료제 개발에 대사물질 조절이라는 새로운 해법이 제시했다. 생체 대사물질 중 하나인 ‘알파-케토글루타르산(α-ketoglutarate)’이 줄기세포 분화 초기단계에서 타이밍을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윤홍덕 서울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미래창조과학부의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연구) 지원으로 연구를 수행, 이같은 사실을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체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미분화세포’, 즉 줄기세포는 분화 과정에서 체세포 자신만의 특이적 후성유전체적 성질을 가지게 되며 이것이 세포 특이성을 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알파-케토글루타르산을 비롯한 후성유전체를 조절하는 많은 효소들이 중요한 대사물질 기질로 사용된다. 이런 대사물질들이 어떻게 세포 운명을 결정하는 후성유전학적 역동성을 조절하는지에 대한 연구결과는 없었다. 분화 시작점, 즉 분화 초기 단계의 타이밍이 어떻게 조절되고 있는지도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후성유전체를 조절하는 많은 효소들이 대사물질 ‘알파-케토글루타르산’을 기질로 사용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줄기세포의 분화가 진행될 때 알파-케토글루타르산의 양이 감소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대사물질의 역할을 정확히 알아보기 위해 물질을 생산하는 효소 ‘Psat1’을 조절해 줄기세포 안의 알파-케토글루타르산의 양을 교란시키자 줄기세포의 분화가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물질의 영향은 다만 줄기세포 분화의 초기 단계에만 영향을 미쳤다.

윤 교수는 “알파-케토글루타르산이라는 대사물질의 증감이 줄기세포의 운명을 결정하고 줄기세포와 체세포 간의 위계상태를 결정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가치가 있다”며 “앞으로 대사물질 조절이 암을 비롯한 퇴행성 질환 등 난치병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 7월 28일 온라인판에 실렸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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