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영국 수입차 재규어의 공식 법인인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는 이날 티몬이 재규어 XE 20대를 완판한 것을 두고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의 공식 유통망이 아닌 채널로 판매된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
티몬은 이날 국내 전자상거래업체로는 최초로 결제까지 진행하는 수입차 판매를 진행했다.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의 9개 딜러사 가운데 하나인 아주네트웍스를 통해 재규어 XE 포트폴리오 등급(5,510만원)과 R-Sport 모델(5,400만원)을 20대 공급받기로 했다며 이들을 정상가보다 700만원 싼 4,810만원, 4,700만원에 차량을 각각 판매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즉각적일 정도로 뜨거워 불과 3시간 만에 27명이 구매 확정 의사를 전달, 거래를 종료할 정도였다. 그동안 오픈마켓, 홈쇼핑업체들이 수입차 구매 신청·상담 등을 진행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직접 판매까지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티몬은 나아가 ‘최저가보상제’를 통해 다른 딜러나 채널에서 제시한 금액이 티몬에서 구매한 가격보다 낮을 경우 해당 차액을 티몬 적립금으로 지급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또 SK엔카직영의 ‘홈엔카 내차팔기’ 서비스를 이용해 기존에 타던 차량을 판매할 경우 차량매입가의 2%, 최대 60만원을 티몬 적립금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수입차 고객 입장에서는 파격적인 혜택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티몬의 이 같은 도전은 공식 법인의 제재로 곧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가 법적 대응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다른 수입차까지 차후 판매 예정이었던 티몬의 전략은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티몬의 차량 유통은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의 의사와 무관히 진행됐다는 게 공식 법인 측 주장이다. 표면상으로는 ‘브랜드 이미지 실추’, ‘사후관리 난조’ 등을 이유로 들고 있으나 관련 업계에서는 온라인 시장이 열릴 경우 오프라인 딜러들이 과점했던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감도 민감한 반응에 일조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껏 수입차 온라인 유통에 대한 분쟁이 없었기 때문에 티몬에 직접적으로 법적 책임을 묻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티몬 쪽도 재규어 판매로 논란이 된 만큼 수입차 판매를 지속하기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티몬 재규어 판매 화면. /자료제공=티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