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1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 초청 오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한 뒤 자리를 안내하는 손짓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석호·조원진 최고위원, 이정현 대표, 박근혜 대통령, 정진석 원내대표, 이장우 최고위원, 김광림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11일 오전 11시58분 청와대 인왕실. 분홍색 재킷을 입은 박근혜 대통령이 환하게 웃으며 나타나 나란히 서 있는 새누리당 이정현 신임 당대표 등 지도부와 일일이 악수를 건네며 인사를 나눴다. 이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 조원진·이장우·강석호·최연혜·유창수 최고위원, 김광림 정책위의장 순서로 악수를 나누며 짧은 환담을 나눴다. 박 대통령은 이 대표 등 신임 지도부 모두에게 “고생하셨다. (지도부에 당선된 것)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청년 몫의 유창수 최고위원에게는 특별히 “새로운 청년 스타가 되겠다”는 덕담을 건넸다. 기념사진을 찍을대는 박 대통령 기준으로 좌측에는 이 대표가, 우측에 정진석 원내대표가 섰다.
여기까지는 지금까지 여당 지도부와의 회동때마다 해 왔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 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박 대통령에 건의하는 대목에서는 예전과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이 대표는 “공개적으로 말씀드릴 것 좀 몇 가지 올리고 싶다”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전기료 누진제 개선을 건의했다. 그는 “이상기온으로 폭염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까 대부분의 가정들이 평상시 쓰던 에어컨 사용량보다 훨씬 더 많이 써 (전기료 누진제로) 요금이 확 오르다 보니 걱정이 많다”며 “누진요금(에 따른 전기료 부담을 줄일 해법)에 대한 대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즉석에서 “당과 잘 협의를 해 조만간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신임 이 대표의 건의를 즉석에서 ‘오케이(OK)’ 하며 수용한 것이다. 신중한 박 대통령 스타일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그만큼 이 대표 등 신임 지도부에 대한 각별한 신임을 나타냈고, 그동안 삐걱이던 당청관계가 신밀월 시대로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친박 중심으로 나왔다. 박 대통령은 오찬 직후 이 대표와 25분간 독대도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민생 현안을 주로 얘기했다”며 “(박 대통령이) 자주 연락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홍길기자 wha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