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복 티비허브 대표
판매자와 구매자가 상품을 교환하던 물리적 공간인 시장이 가상공간으로, 소유에서 접속으로 바뀐다. 상거래와 사회활동이 가상공간으로 이동하면서 소유에서 접속으로 가치가 이동한다. 물적 자본보다 지적 자본에서 더 많은 부가 창출된다. ‘접속의 시대’ 네트워크 경제이다.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가치 있는 지적 자본을 많이 보유한 개인과 기업이 최고의 가치를 누린다.
제러미 리프킨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지난 2000년 저서 ‘소유의 종말(The Age of Access·접속의 시대)’에서 거시적인 시장의 변화에 대해 예리하고 명쾌한 통찰력을 보여줬다.
2016년 지금 우리는 ‘접속의 시대(소유의 종말)’를 살고 있다. 주택(집), 렌터카, 공기청정기, 비데, 연수기, 정수기, 침대 매트리스, 안마기 등 각종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빌려(렌트) 사용한다. 프로그램을 구매하지 않고 필요할 때 접속해 이용하고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급한다. 카셰어링, 우버택시, 카카오택시, 에어비앤비(숙박 공유), 배달 등 네크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O2O(Onlie to Offline) 사업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더 나이가 4차 산업혁명과 사물인터넷(IoT)으로 접속의 시대를 넘어 사람·데이터·사물 등 모든 것이 연결돼 있는 사회,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기, 기기와 기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초접속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초접속의 시대 경쟁력의 핵심은 소프트웨어(SW)이다. SW는 혁신과 성장, 가치 창출의 중심이 되고 개인·기업·국가의 핵심 경쟁력이다.
하지만 정보기술(IT)과 SW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져감에도 한때 IT 강국이던 대한민국의 위상은 추락하고 있다.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에 따르면 IoT 분야에서 12위로 일본보다 뒤처졌고 중국의 추격을 받고 있다. 클라우드컴퓨팅 분야는 1위인 일본에 많이 뒤처진 8위이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네트워크지수(정보통신기술의 사회·경제·기술적 환경과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지수)는 10위이다. 특히 SW 분야의 경쟁력은 취약해지고 있다. SW 개발은 3D 업종으로 기피 대상이 됐고 SW 인재는 초급자 중심으로 양성되고 있다. 창의적 지식노동자인 프로그래머의 임금은 노동시간을 기준으로 산출한다. 갑·을·병·정의 다단계 하도급 계약구조도 문제다.
돌이켜보면 우리에게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보다 5년이나 앞서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인 싸이월드를 만들고 스카이프보다 4년이나 앞서 다이얼패드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개발한 SW 인재들이 있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열과 창의적 아이디어, 도전적이며 열정이 넘치는 대한민국은 초접속의 시대에 글로벌 SW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할 수 있는 훌륭한 토양이다. 글로벌 SW 인재 육성으로 대한민국의 부흥과 전 세계 IT 업계를 이끌어가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이동복 티비허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