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특보가 발령되는 가운데 한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어서는 등 가마솥더위가 연일 맹위를 떨치면서 각종 진기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낮 최고기온, 폭염 일수, 열대야 발생일은 물론이고 온열질환자 수, 전력사용량, 에어컨 판매량 등도 일제히 치솟아 올해 여름은 그야말로 ‘기록적인’ 폭염의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상 최장 폭염=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경우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된 폭염특보(폭염주의보·폭염경보)는 이날에도 계속돼 13일 연속 발령됐다. 이로써 한낮 기온이 33도 이상일 때 발령되는 폭염은 역사상 가장 길게 지속한 1994년 여름(14일)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14일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예고했지만 서울의 낮 기온이 33도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열대야 발생일 20일 돌파=오전 최저기온이 25도를 웃도는 열대야도 올여름 들어 이날까지 20일(서울 기준)째 발생했다. 기상예보를 보면 다음주에도 열대야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보여 2013년(23일)을 넘어 1994년(36일) 이후 열대야가 가장 많은 여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낮 최고기온 40도 넘어=이날 경북 경산시 하양읍의 무인기상관측망에서 측정된 기온은 40.3도를 기록했다. 비공식 기온이지만 최고기온이 40도까지 넘어선 것은 올해 처음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사상 최고기온(대구 40도·1942년 8월1일)도 넘어선 것이다.
◇전력사용 연일 신기록=이날 오후 5시 최대전력수요는 8,518만㎾로 전날 세운 종전 최고 기록(8,497만㎾)을 뛰어넘어 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5일 동안 3차례나 최고 기록이 깨졌다. 전력수요 급증 속에 에어컨 판매는 날개를 달았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8월11일까지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대비 50%가량 급증해 올해 전체 에어컨 시장이 2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위 환자’ 1,400명 넘어=올여름 들어 온열질환자도 벌써 1,424명(8월11일 기준)에 달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온열질환자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대다. 전날 오전10시께 경남 창원에서 최모(83)씨가 고추밭에서 쓰러져 숨지는 등 사망자도 13명에 이른다. 119가 긴급출동해 온열질환자를 병원으로 직접 이송한 건수도 400여건에 달해 이미 지난해 수준(386건)을 넘어섰다.
◇가축 300만마리 폐사=닭과 오리·메추리 등 가축 300만마리가 폐사했으며 수온 상승으로 이날 인천의 한 양식장에서 넙치 치어 400만마리가 죽고 동해안 양식장에서도 강도다리 3,400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8·15’는 폭염 해방절?=4일부터 지속되고 있는 폭염은 오는 15일께부터 기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토요일까지 전국적으로 폭염의 기세가 절정을 이룰 것”이라며 “광복절인 15일 서울은 폭염특보가 해제되면서 다소 주춤하겠지만 22일까지는 당분간 무더위가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영일·양사록기자 hanu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