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으로 학대를 당한 4살 여자아이가 이를 닦던 중 갑자기 쓰러져 숨질 당시 집에 함께 있던 엄마의 직장동료와 친구도 아이를 학대한 사실이 밝혀졌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12일 아동학대 혐의로 숨진 A(4)양의 어머니 추모(27)씨와 함께 거주하는 직장동료 B(27)씨, 추 씨의 여자친구 C(27)씨 등 2명을 추가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B씨 등 2명은 지난달 29일과 A양이 숨지기 전날인 이달 1일 오전 11시쯤 인천시 남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손바닥으로 A양의 팔과 다리 등을 2차례 때리거나 벽을 보고 서 있으라는 벌을 준 혐의다. 이들은 엄마 추씨의 직장동료와 친구로 이달 2일 A양이 햄버거를 먹은 뒤 양치를 하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을 당시 집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양은 7월 29일부터 3박 4일간 B씨와 그의 남자친구를 따라 강원도 속초로 여행을 다녀왔다. A양은 7월 31일 저녁 7시 반쯤 여행지에서 저녁을 먹은 이후 사망 당일인 2일 오전 11시 30분쯤 햄버거를 먹기까지 40시간 가량 물과 음식 등 아무것도 먹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2일 A양은 오후 1시30분께 인천시 남구의 한 다세대 주택 화장실에서 이를 닦던 중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A양은 숨지기 전 어머니 추씨와 함께 집에서 햄버거를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추씨는 딸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머리채를 잡아 흔들어 바닥에 부딪히게 한 뒤 머리, 배, 엉덩이를 발로 걷어찬 혐의도 받고 있다. 또 경찰이 추씨의 휴대전화 검색 내역을 복원한 결과 1일 A양이 기절하자 ‘쇼크’, ‘고문’이라는 단어를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한 사실이 밝혀졌다.

경찰은 추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당시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를 적용했지만 추가 수사를 벌여 아동학대 치사죄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A양이 숨지기 직전 추씨의 폭행과 사망과의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했으며, 사망 하루 전부터 40시간동안 굶긴 점과 A양의 나이, 몸 상태 등도 고려했다.

경찰 관계자는 “추씨는 1일 처음 기절한 딸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한 뒤 사망 당일인 2일 재차 기절했는데도 꾀병을 부린다며 폭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결과 현재까지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추씨의 폭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