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100m 퀸.” 일레인 톰프슨(왼쪽)이 14일(한국시간) 육상 여자 100m 결선에서 1위를 차지한 뒤 올림픽 3연패에 도전했던 자메이카 대표팀 선배 프레이저 프라이스와 포옹하며 활짝 웃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신화연합뉴스
일레인 톰프슨(24·자메이카)은 고교 시절 ‘너무 느리다’는 이유로 육상부에서 쫓겨나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19살로 고교 졸업을 앞뒀던 그의 100m 최고 기록은 12초01. 육상 단거리 강국 자메이카에서 명함을 내밀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뒤 톰프슨은 ‘지구에서 가장 빠른 여자’로 우뚝 섰다. 톰프슨은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육상여자100m 결선에서 10초71을 찍으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우승후보가 모두 결선에 진출해 올림픽 역사상 가장 뜨거운 여자 100m 결선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날 경기였기에 그의 역주는 더욱 빛났다. ‘미국의 자존심’ 토리 보위는 10초83으로 은메달, 올림픽 100m 3연패를 노린 셸리 앤 프레이저 프라이스(자메이카)는 10초86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며 화려한 조연 역할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100m에서 톰프슨의 우승을 전망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2013년 성인 무대에 진출한 톰프슨은 지난해 8월 베이징 세계선수권 200m 은메달과 400m 계주 금메달을 수확했지만 메이저대회 100m에서는 두드러진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톰프슨은 조용히 성장하고 있었다. 2013년 그의 100m 최고 기록은 11초41이었으나 2014년에는 11초17로 크게 줄었다. 지난해 10초대(10초84)에 진입한 그는 올해 7월 리우올림픽 자메이카 대표선발전을 통과해 생애 첫 올림픽 출전 기회를 잡았다. 선발전에서 기록한 10초70는 세계 여자 100m 시즌 베스트였다.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올림픽 무대를 밟은 톰프슨은 자신의 우상이었던 프라이스 등 즐비한 강자들을 따돌리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톰프슨의 성공 뒤에는 대학 시절 만난 스티븐 프란시스코 코치가 있었다. 톰프슨은 “프란시스코 코치를 만나기 전에는 왜 뛰어야 하는지 몰랐다. 코치가 확실한 동기부여를 했다”고 말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