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강퉁 이르면 연내 시행...외국인 中 투자종목 최대 1,500개로 늘어

IT, 바이오 등 본토 신성장 기업, 국내 개인투자자들에게도 기회

중국 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의 교차거래가 허용되는 ‘선강퉁’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증시에 끼칠 영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선강퉁이 본격 시행되면 국내 개인 투자자들도 중국판 ‘나스닥’으로 통하는 선전 증시에 상장한 본토의 유망 신성장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다만 국내 증시에 유입되고 있는 외국계 자금 중 일부가 선전 증시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중국 대형증권사인 중신증권의 친페이징 수석 애널리스트는 16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선강퉁이 시행되면 외국인이 선강퉁과 후강퉁(상하이-홍콩증시 간 교차거래)을 통해 거래할 수 있는 종목이 1,000∼1,500개가 될 것”이라며 “선강퉁 개시와 함께 외국인들의 투자기회가 훨씬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강퉁이 실행되면 선전 증시에 상장된 505개 종목과 홍콩 증시의 218개 종목에 대한 교차거래가 가능하다. 이는 후강퉁에 이어 중국 내국인 전용인 A주시장의 70%를 해외 투자가에게 개방한다는 의미다.


선강퉁(선전-홍콩증시 교차거래) 개요
중국정부가 16일 중국 선전과 홍콩 증시의 교차거래가 허용되는 선강퉁(深港通)을 16일 승인해 중국 기업 투자 문호가 확대됐다. 강세장을 의미하는 황소 상이 세워진 선전증권거래소 입구 전경./블룸버그


선전거래소에는 정보기술(IT) 및 바이오 등 중소형 성장주들이 주로 포진해 있다. 최홍매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후강퉁 대상 종목의 업종별 비중을 보면 금융(44.9%), 산업재(16.3%) 등이 주를 이룬다”며 “이에 비해 선강퉁 대상은 IT업종이 23.16%로 가장 많고 경기소비재(19.1%), 금융(14.1%) 등의 순”이라고 설명했다. 선강퉁을 통해 중국 정부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전기차·헬스케어·바이오·미디어 등 다양한 종목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중국 내 전문가들도 선전 증시와 상하이 증시는 시장 성격이 판이하게 달라 선강퉁이 시행되면 선전과 홍콩 증시 양쪽에 모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친 애널리스트는 “선강퉁을 통해 중소기업판과 창업판 등에 상장된 중소형주를 포함해 선전거래소의 블루칩까지 거래 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며 “선전거래소의 시가총액은 약 3,500조원으로 상하이거래소(4,304조원)보다 작지만 IT와 헬스케어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업종과 민영 중소기업의 비중이 크고 상장기업도 많아 외국인들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선강퉁 시행에 맞춰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준비작업에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016360)은 중국 최대 증권사인 중신증권과 제휴를 맺고 프라이빗뱅커(PB) 등 직원들을 선전에 파견해 현지에서 종목을 분석하고 있다. 유안타증권(003470)은 투자 유망 기업 보고서를 발간한 데 이어 홈트레이딩시스템(HTS) ‘티레이더’를 통해 국내에서도 선강퉁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신한금융투자도 업계 최초로 해외주식 서비스를 제공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강퉁 매매시스템 개발을 완료해 제도가 시행되면 바로 투자자들이 매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리서치센터 내 차이나데스크를 중심으로 관련 종목 정보 및 선전증시에 대한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다./김현상·김연하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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