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구단주 이장석, "야구 팬들에게 죄송하다"…구속여부 오늘 밤 결정

이장석 넥센 히어로즈 대표이사가 16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횡령·배임 의혹을 받고 있는 프로야구 구단 넥센 히어로즈의 구단주 이장석(50)씨가 16일 오전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면서 “야구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사죄의 말을 전했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오전 10시30분부터 약 2시간 가량 이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영장실질심사에서도 홍성은 미국 레이니어그룹 회장(67)으로부터 대여금이 아니라 투자금 명목으로 20억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돈을 가로챌 생각은 없었다며 고의성은 부인했다. 또 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대부분 인정했지만 불구속으로 수사해달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08년에 현대 유니콘스 구단을 인수하며 자금 사정이 어려워져 KBO에 가입금 120억원을 내지 못하게 되자 홍 회장에게 투자를 제안했다. 이에 홍 회장은 이 대표와 두 차례 투자 계약을 하고 10억원씩 총 20억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서울 히어로즈 지분 40%를 넘겨받는다는 계약 조건이 이뤄지지 않자, 홍 회장은 지난 5월 이 대표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후 지원금의 성격에 대해 이 대표 측은 단순한 대여금, 홍 회장은 지분 40% 인수를 위한 투자금이라고 주장하며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애초 20억 원은 투자금이 아니라 단순 대여금이며 지분 양도 계약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8일 검찰 소환 조사에서는 “홍 회장에게서 받은 20억 원은 투자금이 맞다”며 주장을 번복했다.

검찰은 지난 6월 이 대표를 출국금지한 후 지난달 14일 이 대표 자택과 넥센 히어로즈 구단주 사무실 등 3~4곳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어 11일에는 거액의 투자 사기를 저지른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횡령 등의 혐의로 이 대표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대표의 구속여부는 한 부장판사의 심리를 거쳐 이날 밤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남궁종환 단장(47·부사장)의 횡령 혐의도 추가로 포착해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4일 남궁 단장도 한 차례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이씨의 횡령 혐의에 대해 조사한 바 있다. 검찰은 남궁 단장이 이 대표와 공모해 사기·횡령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사실관계가 파악되는 대로 남궁 단장의 기소 여부도 결정할 방침이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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