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콘서트홀 음향·설비 훌륭...오프닝 콘서트 꾸미게 돼 감사"

오늘 '롯데콘서트홀' 개관 공연 지휘자 정명훈
작년 예술감독직 내려놓은후
서울시향과 8개월 만에 호흡
작곡가 진은숙 세계 초연곡
'별들의...' 등 3곡 들려줄 계획

리허설 후 인터뷰하는 정명훈. /연합뉴스


서울에서 28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문을 여는 클래식 전용홀 ‘롯데콘서트홀’의 19일 개관 공연 무대에 오르는 지휘자 정명훈. 그는 홀의 음향과 설비에 대해 깊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홀은 제 생각에는 충분히 훌륭하다고 봐요. 다만 청중들과 얼마나 교감할 수 있을까, 진짜 숙제는 연주자에게 달렸죠.”

정 지휘자는 “내가 좋아하는 홀은 누가 연주해도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곳이 아니라 연주자에게 책임을 많이 주는 홀”이라며 “(롯데콘서트홀 역시) 연주자의 퀄리티가 높을수록 더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곳으로 이제 완벽한 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우리가 노력하고 실력을 키울 일”이라고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말했다. 진짜 완벽한 소리를 내기 위해선 적어도 1년의 조정 기간은 거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정명훈은 롯데콘서트홀의 첫 무대를 자신이 꾸미게 된 기쁨도 드러냈다. “감사드린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고 말문을 연 그는 “서울시에서 (클래식 전용홀 문제에 대해) 약속한 것도 안 지켜주던 차에 여기(롯데)에서 콘서트홀이 나왔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모든 음악가들이 저와 마찬가지로 ‘감사합니다’는 한마음으로 연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예술 감독직을 내려놓은 후 8개월 만에 호흡을 맞추게 된 서울시향에 대해서도 “워낙 오래 일했던 음악가들인 만큼 호흡이 맞고 그런 건 굳이 얘기할 필요가 없다”며 “그저 오랜만에 다시 만나 반갑고, 오프닝 콘서트라는 특별한 기회를 갖게 돼 기쁜 마음”이라고 말했다.

정 지휘자가 19일 롯데콘서트홀의 개관 공연에서 들려줄 음악은 총 세 곡으로 생상스의 ‘오르간 교향곡’과 베토벤의 ‘레오노레 서곡 3번’, 그리고 서울시립교향악단 상임작곡가인 진은숙의 세계 초연작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다. 페르난두 페소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 작가들의 시 12편에서 가사를 발췌해 곡을 붙였으며 총 12개 곡으로 구성된 대작이다. 연주에 대편성 관현악단과 혼성·어린이 합창단에 오르간까지 들어간다. 진은숙은 2012년 해당 곡의 의뢰를 받아 꼬박 4년이 걸려 완성했다고 밝혔다. 정명훈은 이 곡에 대해 “일단 너무 어렵다”며 웃음 지었지만 “나는 그 사람의 음악을 굉장히 좋아한다. 여러분께서 듣고 판단하라”고 자신을 보였다.

롯데콘서트홀에 따르면 정명훈이 지휘하고 서울시향이 연주하는 19일 개관 공연은 이미 몇 석을 제외하고는 모두 매진된 상태다. 개관공연 연주 실황은 도이치그라모폰을 통해 음반으로도 발매될 예정이다.

한편 정명훈 지휘자는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서로 맞고소를 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지금은 할 말도 없고 할 필요도 없다. 결과 나온 후 다시 얘기하자”며 선을 그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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