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한국 대표 김태훈이 17일 오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3에서 열린 2016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예선 5경기에 패한 뒤 코치로 부터 위로받고 있다. /사진 =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사상 최초로 남미 대륙에서 펼쳐지고 있는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하다. 기대보다 못 미친 한국 선수들의 경기 결과와 12시간 시차, 경기 악화와 폭염 등 요인이 겹쳐 한밤중 생중계 시청을 포기하고 다음 날 아침 경기 결과만 확인하는 선에 그치고 있다. 직장인 김 모(48) 씨는 최근 리우 올림픽 경기를 챙겨보는 것을 사실상 포기했다. 대부분 밤에 치러지다 보니 생중계를 본 다음 날은 출근길부터 부담스럽다. 또 낮에는 폭염까지 겹치니 일하다 보면 체력의 한계를 느낄 때가 많다. 그는 “축구가 조금만 더 잘해 올라갔으면 그것을 재미삼아 다른 경기라도 더 볼 수 있는데 기대했던 성적이 나오지 않은 실망감이 무엇보다 컸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 모(48) 씨도 “예전에는 올림픽이 열리기 전 기대를 모으는 간판스타들이 꽤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다지 관심이 가는 선수가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선수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 결과도 응원 열기를 식힌 이유가 아닐까 한다”고 전했다.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을 응원하는 열기도 과거 올림픽보다 떨어졌다. 단국대학교 학생회는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12 런던올림픽 당시 수영선수 박태환을 응원하기 위해 단체 응원전을 벌였지만, 이번에는 별다른 행사를 준비하지 않았다.
단국대 관계자는 “박태환이 인천광역시청으로 소속을 옮긴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며 “박 선수가 국가대표 선발 전에 여러 가지 사정으로 구설에 오른 사실도 대대적인 응원전을 개최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고 밝혔다.
충북에서도 남자 양궁 2관왕을 기대했던 김우진이 개인전에서 예선에서 탈락하고, 정승화(펜싱)·조구함(유도)·장금영(사격) 등 지역 출신 선수들이 메달권 진입에 실패하면서 단체 응원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장경일 충북도 체육회 팀장은 “국민의 올림픽에 대한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선수단 성적도 동반하락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광주에서도 4년 전 런던올림픽 때는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멕시코 예선 첫 경기 응원전을 펼치는 등 열기가 뜨거웠으나 이번 올림픽 기간에는 단체·거리 응원전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시민들은 개막 전부터 지카바이러스 확산과 불안한 브라질 치안, 대회 시설 미숙 등이 지적되면서 이번 올림픽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졌다는 평이다. 최근 경기 악화에 따른 불안감도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멀어진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일자리를 찾는 게 시급한 젊은이들로서는 예전처럼 경기를 직접 챙겨볼 여유가 없다.
대학생 이민우(26) 씨는 “메달 개수보다도 올림픽 개최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장기화한 경기 침체·사회 양극화 등으로 관심도가 떨어진 것 같다”며 “저 역시 취업을 앞두고 영어점수·인턴 경험 등 스펙 쌓기가 우선이라 올림픽 경기를 즐길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방송사들이 심야 시간 한국 선수가 나오는 비슷한 경기만 중계하는 방식도 이제는 좀더 다양한 소식을 알고 싶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현재 올림픽 경기 시청률은 한 자리 숫자에 머물 정도여서 사상 최악의 광고 판매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