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밤 이화여자대학교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학교 정문에 모여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반대하며 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화여대 학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이 3주째 계속되는 가운데, 이화여대 교수 114명이 이화교수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총장 사퇴’ 안에 찬성해 이대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이대 교수협의회의 주도로 꾸려진 비대위는 17일 오후 성명서를 내고 총장 사퇴를 요구한다는 내용을 발표, 자정까지 교수 1,000여 명을 대상으로 1차 기명 서명을 받았다. 이어 18일 오전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서에 서명한 교수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성명서는 “학교 당국은 학생들에 대한 사법처리 가능성과 손해배상, 자수 권유를 위협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중지해야 한다”, “학교 당국과 이사회는 다양한 소통 장치의 확보, 총장 선출 방식의 개선, 이사회를 비롯한 이화의 지배구조 개선을 약속해야 한다”, “학생들의 자존감과 교수들의 권위를 실추시킨 총장은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여 사퇴하여야 한다”는 3가지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에 경영대학 강혜련 교수 등 113명의 교수(명예교수 1인 포함)와 익명 1명의 교수 등 모두 114명의 교수가 성명서에 동의, 찬성 의견을 냈다.
이화여대 교수 114명이 ‘총장 사퇴’ 성명서에 찬성하는 의견을 냈다./출처=이화여대 교수협의회
앞서 비대위는 “현 학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논의한 결과, 아직 구체적 해결방안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이화공동체 내의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는 현 총장체제로는 이화가 당면한 현재의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총장 사퇴나 불사퇴 모두 매우 큰 후폭풍을 몰고 오겠지만 현재의 국면에서는 총장의 사퇴가 문제 해결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이화여대 학생들은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을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달 28일부터 본관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이어 지난 3일 오전 이대 교수협의회 자유게시판에 “총장이 모든 사태를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글이 게재되면서 교수들 사이에서도 최 총장 사퇴 촉구 의견이 개진됐다. 또한 게시판에는 인문대, 사범대, 경영대 교수들의 성명서가 올라오기도 했었다.
학생들의 평화시위에 미라대 사업은 무산됐으나 학생들은 이번 사태를 몰고 온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폭염에도 점거 농성을 22일째 이어가고 있다.
하루 동안 받은 1차 서명에만 100명이 넘는 교수가 비대위의 ‘총장 사퇴’ 안에 찬성, 학생들에 이어 교수들까지 최 총장 사퇴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최 총장의 사퇴는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는 교수 서명을 추가로 받을 계획이다. 대학 측은 이날 오전 열리는 하계 전체교수회의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한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