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서울경제DB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가계부채 급증세와 관련해 “굳이 가계부채 TF(가계부채 관리협의체)가 아니어도 부기관장들이 하는 회의에서 논의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언급한 회의는 최상목 기획재정부 차관, 장병화 한은 부총재,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등이 정기적으로 만나 주요 안건을 논의하는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지칭한다. 이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한은과 금융당국이 최근 가계부채 급증세에 대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일각의 관측을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이 총재는 이날 오전 한은 별관에서 열린 대학생 통화정책 경시대회 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금융당국과 가계부채 대책을 논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정기적인 금융위원회 회의를 하면) 여러 주제를 놓고 얘기를 한다”면서 “가계부채 증가 문제도 얘기를 하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그는 가계부채 TF 회의가 열리지 않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의 여신심사 강화 대책을) 일단 지켜보자는 것으로 본다”고 했다.
앞서 지난 11일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 증가세를 강조하며 금융당국과 대책을 협의할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바로 이튿날 금융당국은 이 총재의 발언에 대해 예정에 없던 반박자료를 내는 등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가계부채 문제에 있어 기관간 시각차가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 경시대회 개회사를 통해서도 가계부채 문제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 경제는 저성장 저물가 지속 우려가 있는 가운데 저출산 고령화, 가계부채 누증 등 적지 않은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을 비롯한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중국의 경제구조와 국제분업체계 변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보호무역주의 경향 확산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