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유동성 지원 시나리오 윤곽] 이르면 청문회 직후 2조6,000억 긴급수혈

현금 1조+출자전환 1.6조
내년 3월까지 시간 있지만
자본 잠식으로 신인도 하락
신규 수주활동 어려움 고려
지원시점 최대한 당기기로

금융 당국과 산업은행은 국회의 서별관회의 청문회 등이 마무리되는 대로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1조원의 대출 잔여액 집행과 1조6,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동시에 단행한다. 대우조선이 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면서 대출과 출자전환을 통한 긴급 수혈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당국과 채권단은 이르면 청문회 이후 4조2,000억원 중 잔여 1조원을 대출 방식으로 투입하고 동시에 1조6,000억원의 출자전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1조원 대출은 유동성을 공급하는 한편 출자전환을 통해 자본금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출자전환은 또 채무가 주식으로 전환돼 부채 비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채권단 지원은 청문회 이후 최대한 신속하게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 여부는 2016년 12월 말 기준 연결재무제표가 발표되는 내년 3월 말 결정돼 그 이전에만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되지만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면 대우조선의 대외 신인도가 떨어져 신규 수주 등에 어려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오는 23~35일 서별관회의 청문회가 진행되고 여기서 대우조선 지원에 대한 정당성 등이 결론이 나면 잔여 지원에 나설 것”이라며 “청문회를 통해 대우조선 지원의 불가피성 등을 설명하고 공감대를 얻으면 지원에 대한 명분도 서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이 지원 시점을 앞당기려는 것은 대우조선의 재무 상황 때문이다. 대우조선은 6월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4,582억원·연결재무제표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기준) 상태에 빠져 이대로면 내년 상장폐지가 불가피하다. 거래소 상장 규정상 자본잠식률이 2년 연속 50% 이상이거나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경우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채권단은 지난해 10월 대우조선에 지원을 결정하면서 4조2,000억원의 유동성 지원 외에 2조원의 자본확충 한도를 뒀다. 유동성 지원 계획 중 3조2,000억원만 집행돼 1조원이 잔여로 남아 있어 대출한도가 1조원 있는데다 자본확충 2조원 중 4,000억원만 유상증자에 써 1조6,000억원의 한도가 남아 있다.

채권단이 1조6,000억원을 유상증자가 아닌 출자전환으로 결정한 것은 지원 속도와 효율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경우 조속한 지원이 중요한데 유상증자의 경우 의결 절차가 복잡해 출자전환이 보다 효율적인 지원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의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그룹 등 조선 빅3의 국내 수주 잔량은 2,073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438척이며 이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은 724만CGT, 106척의 수주 잔량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나라 조선소들의 8월 말 현재 국내 수주 잔량은 2,387만CGT, 577척이다. 이미 중국 조선소(3,604만CGT·1,886척)에 지난 2008년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격차가 벌어지고 있고 일본(2,213만CGT·958척)과의 격차는 더욱 줄고 있다. 조선 업계에서는 향후 2년 내에 우리나라가 일본에 2위 자리도 내주고 3위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보리 한재영 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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