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의 올해 예산 중 덩치가 가장 큰 ‘청년 글로벌 보부상 양성’에는 67억5,000만원이 배정됐지만 취업에 성공한 사람은 43명에 그쳤다. 한 명 취업하는 데 약 1억6,000만원이 들어간 셈이다. 청년희망재단은 지난 8일 청년들의 미국 실리콘밸리 진출을 돕기 위한 ‘실리콘밸리 진출 프로젝트’에 3억원의 재원을 배정했다. 그러나 기존 프로그램들의 사례로 볼 때 청년들의 실제 취업까지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재단 측은 “8월까지 펀드를 이용한 사람 중 561명이 취업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중 약 30%(163명)는 단순히 1대1 상담만 이용해 취업에 성공한 청년으로 펀드의 힘을 빌렸다고 보기 어렵다.
또 이 펀드는 예산을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지 못하자 갑자기 정부 사업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해 주먹구구식 자금운용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청년희망펀드의 전체 모금 규모는 1,440억원에 달하며 올해 말까지 쓸 돈은 지난해 10억원에다 올해 예산 200억원 등 총 210억원이다. 한 해의 3분의2가 지났지만 17일 현재 38억7,700만원만 집행(집행률 19.4%)됐다. 막대한 불용이 예상되자 펀드는 올해 56억1,000만원을 쓸 예정이던 ‘청년희망채움사업’ 프로그램 중 25억원을 고용부가 2만4,000명의 취준생에게 월 20만원씩 최대 3개월간 지급하는 정책에 쓰기로 했다. 이미 계획된 예산이 하루아침에 수정될 정도로 펀드가 허투루 운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논란 끝에 거둔 돈이라면 후속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하는데 안 되고 있다”며 “정책이 꾸준히 실천될 수 있도록 챙기는 것이 행정인데 창조경제·경제혁신3개년계획 등과 마찬가지로 제대로 안 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세종=김정곤·이태규기자 mckid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