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일본 재무성 발표에 따르면 일본의 7월 무역수지는 5,135억엔(약 5조7,000억원) 흑자를 기록해 2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흑자 규모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2,732억엔)의 2배에 육박한다.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24.7%로 더 큰 낙폭을 보였다. 저유가에 엔고까지 겹쳐 원유 수입액이 급감한 탓에 지난달 수입은 2009년 10월(-35.5%)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무역수지 개선은 수출 증가에 힘입어 흑자기조가 이어지는 ‘좋은 무역흑자’와는 거리가 멀다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이후 급속도로 진행된 엔고 현상이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물량 기준으로 수출 규모가 전년 동월 대비 2.5% 감소에 그친 반면 수출액이 14%나 곤두박질친 것은 수출액이 엔고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문은 8월 들어 엔고가 한층 진전된 만큼 당분간 환율 요인에 따른 수출 부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날 엔화 가치는 16일에 이어 이틀 만에 또다시 99엔대로 치솟는 강세를 보였다.
한편 올해 들어 엔화 강세로 수출에 비상등이 켜진 일본의 주요 기업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한 ‘절약’ 모드에 돌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최고의 실적을 누려온 도요타자동차는 올여름 들어 비용절감 차원에서 도쿄 본사 건물의 엘리베이터 운행을 일부 중단한 상태다. 엔화 가치가 1엔 오를 때마다 영업이익이 400억엔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되는 도요타는 올해 엔고에 따른 수출 채산성 악화 요인을 반영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을 종전의 1조7,000억엔에서 1조6,000억엔으로 1,000억엔 하향 조정했다. 이 밖에 샤프와 파나소닉 등도 실내온도와 건물 조명을 낮추는 등의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립기자 kls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