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전국 피서지 밥상 소개…고들빼기김치부터 도리뱅뱅이까지



‘한국인의 밥상’ 전국 피서지 밥상이 소개됐다.

18일 방송된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우리는 동네에서 논다? 남들은 모르는 비밀 피서지 밥상’편이 전파를 탔다.

▲ 동네 숨은 피서지 구곡폭포에서 맛보는 고들빼기김치와 산다슬기 - 순천 운월리 복숭아 농가

해발 고도 400미터, 약 140여 가구의 복숭아 농가가 모여 있는 운월리. 길가에 줄지어 늘어서 있는 복숭아 판매대는 과거 우리 추억 속 원두막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복숭아 농가 주민들은 올해 여름도 구슬땀을 흘리며 복숭아 수확에 한창이다. 어머니의 병간호를 위해 20년 전 귀농한 장봉식씨 부부. 봉식씨 부부는 어머니의 복숭아 과수원을 이어받아 복숭아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고 있다.

과거 자식들이 고향에 올 때마다 시어머니가 해주시던 사랑과 정성이 담긴 장어탕을 이제는 경자씨가 남편과 자식들을 위해 끓인다. 들깨 국물을 부어가며 정성으로 끓인 장어탕에 복숭아밭에서 캐온 고들빼기로 담근 고들빼기김치까지 곁들이면 무더위에 저 멀리 달아났던 입맛도 다시 돌아온다고.

무더위 속 농장 일에 지칠 때 마을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간다는 동네 피서지 구곡폭포의 시원하게 떨어지는 폭포수 밑 바위에 둘러앉아 나누는 운월리 사람들의 피서지 밥상! 다슬기 물을 우려내서 만든 시원한 수제비 한 수저와 달달한 복숭아 병조림 한 조각이면 무더위도 두렵지 않다.

▲아저씨, 소년이 되다 - 강진 봉황리 ‘대섬’의 무인도 밥상

마을에서 배를 타고 5분이면 도착하는 봉황리 앞 무인도 대섬! 어릴 적 된장 주머니 하나 차고 수영해서 가던 대섬은 중년이 된 지금도 이재영씨를 비롯한 마을 남자들에게 여전히 정다운 놀이터다. 특별히 재료를 챙겨 가지 않아도 대섬 앞 갯벌에서 채취한 재료들만으로도 훌륭한 밥상이 차려진다.

낙지와 바지락을 넣어 시원한 맛이 더해진 낙지바지락백숙을 삼삼오오 함께 나누어 먹으며 낙지 대가리를 서로에게 양보하는 미덕 속에 정은 깊어간다. 쏙과 맛조개에 된장 한 숟갈 크게 떠 넣어 끓여 낸 쏙맛조개된장국 또한 어린 시절 먹었던 맛 그대로 재영씨를 반긴다.


대나무 낚싯대로 직접 잡아 올려 그 자리에서 손질해 먹는 문저리(망둥이)회 역시 별미이다. 깻잎에 된장 조금과 고추 한 토막을 얹어 같이 쌈을 싸서 먹으면 그 맛이 소고기 꽃등심보다 훌륭하다는데~ 봉황리 사람들의 어린 시절 추억과 낭만이 깃들어 있는 무인도에서 낭만의 피서지 밥상을 만나 본다.

▲바위틈마다 자연 에어컨, 풍혈에서 즐기는 피서 - 정선 운치리 풍혈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놀이터이기도 했다는 풍혈! 한 여름에도 얼음이 얼고 뼈가 시릴 정도로 찬바람이 나온다는 바위틈 자연 에어컨을 동네에서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아름다운 정선의 동강을 벗 삼아 살아가는 운치리의 이근철씨 부부. 근철씨와 순례씨는 초등학교 때 만나 평생을 함께 해 온 가장 오래된 친구이자 부부다. 엄하셨던 순례씨 아버지의 눈을 피해 몰래 편지를 주고받으며 키우던 사랑은 결국 부부의 연으로 결실을 맺었다고.

근철씨가 집 앞 동강에서 민물고기를 잡아다 깨끗하게 손질해서 아내에게 건네주면 순례씨는 맛깔스러운 도리뱅뱅이를 만들어 막걸리와 함께 내온다. 순례씨가 어머니에게 배워 지금도 종종 해 먹는 김치메밀만두 맛 또한 일품이다. 메밀가루로 반죽해 만두피를 만들고 속은 김치로 채우는데, 순례씨네 어머니표 만두의 백미는 마지막에 들기름과 참깨에 버무려 고소한 맛을 한층 더한다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은 시원한 곳에서 먹어야 제 맛! 집 앞의 산, 옛 초등학교 가던 길목에 있는 자연 에어컨 풍혈을 찾아 밥상을 편 근철씨 부부! 풍혈에서 나오는 에어컨 보다 더 시원한 자연 냉풍을 맞으며 먹는 메밀 냉국수 한 젓가락과 꿀을 섞은 수박 한 숟갈이면 어느새 더위는 저 멀리로 달아난다.

▲일터 위의 피서지, 원두막의 추억을 맛보다 - 홍천 대곡리의 옥수수 원두막

강원도 홍천 대곡리 유동진씨의 옥수수밭에는 마을 사람들의 사랑방 노릇을 톡톡히 해내는 30년도 훨씬 넘은 옛날 원두막이 하나 있다. 유동진씨가 산에서 나무를 해 와 직접 지은 원두막에는 여름이면 마을 사람들이 둘러앉아 참외며 수박을 나누어 먹으며 농사의 고단함을 달랜다.

과거 화전 밭을 일구며 새참으로 먹었던 막장 냉국과 보리밥은 여전히 여름철 최고의 새참으로 남아 옥수수 수확에 땀 흘린 주민들의 허기를 달래준다. 옥수수 대를 솥에 함께 넣고 쪄서 더 달콤하고, 칡잎으로 싸서 쪄서 더 향긋한 옥수수칡잎떡은 요새 아이들 입맛에도 제법 잘 맞는다.

가마솥에서 잘 익혀낸 감자범벅은 찰떡궁합인 오이냉국과 먹을 때 더 맛있다는데~ 여름밤, 감자범벅 해 먹고 오야주 서리를 나섰다던 동네 여자들의 오야주 서리 이야기를 들으며 여름 별미를 맛본다. 과거 어른들의 쉼터에서 이제는 아이들의 놀이터 역할까지 해내는 원두막! 옛 원두막의 추억이 그대로 살아있는 대곡리 주민들의 밭 가운데 피서지, 옛날 원두막을 찾아간다.

[사진=KBS 제공]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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