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진 선수를 일으켜 세워 함께 결승선을 넘은 다고스티노가 경기 당시 십자인대가 파열된 채로 4바퀴를 뛰었던 것으로 드러났다./출처=연합뉴스
17일(한국시간) 펼쳐진 2016 리우올림픽 육상 여자 5,000m에서 넘어진 경쟁자를 일으켜 함께 결승선을 통과한 미국의 애비 다고스티노(24)가 당시 크게 다친 채 경기를 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AP통신은 다고스티노가 해당 경기에서 ‘무릎 십자인대 파열’, ‘내측 인대 염좌’ 등의 큰 부상을 입어, 이번 올림픽은 물론 이번 시즌을 통째로 접어야 한다고 전했다.
다고스티노는 당시 5,000m 경기의 3분의 1 정도를 남겨두고 니키 햄블린(뉴질랜드)에게 걸려 넘어졌다. 다고스티노는 곧 일어났지만, 자신을 넘어뜨린 햄블린이 트랙 위에서 일어나지 않자 그를 격려해 일으켜 세워 완주하도록 독려했다.
그러나 정작 다고스티노 본인의 무릎이 성하지 않았다. 다고스티노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여러 번 리플레이를 봤지만 아직도 정확이 어떻게 넘어지게 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무릎이 정말 달리기 힘들 정도로 아팠다.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고 고백했다.
다고스티노는 4바퀴 반(약 1800m)을 그런 상태로 달려 햄블린과 마침내 피니시라인을 통과했고, 두 선수는 뜨거운 포옹을 나눠 전 세계에 감동을 줬다. 경기감독관들은 두 선수가 결승에 진출하도록 배려했지만, 다고스티노는 부상 때문에 출전할 수 없다. 그러나 평생의 친구를 얻었다.
그는 당시의 행동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며 “내가 이런 일에 함께할 수 있게 돼 너무 감사하다. 우리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올림픽 정신의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함께 달린 햄블린에 대해 그는 “우리는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자주 마주칠 일도 없겠지만, 계속 연락하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며 “원래는 전혀 모르던 사이였지만 이렇게 알게 됐으니 절대 잊지 않는 사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5,000m를 완주한 다고스티노가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위해 휠체어를 타고 있다./출처=연합뉴스
/이재아인턴기자 leejaea55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