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시달리는 국영 철강업체 안스틸과 중장비업체 중롄중커도 최근 부실채권 주식 전환 방안을 채권자들과 협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사실상 계획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롄중커는 채권-주식 전환 방안 대신 오는 2019년까지 90억위안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하기 위한 회생 플랜을 세웠고 안스틸도 회사채를 상환하는 방안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무디스 산하 중국신용연구소의 이반 청 수석대표는 “애초에 시장 동의를 받지 못하고 출발한 채권-주식 전환 계획이 단지 파산 연장 역할밖에 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는 채권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다른 부실 국영기업들도 둥베이특수강과 중롄중커처럼 채권-주식 전환을 거부하고 독자적인 구조조정 방안이나 지방정부와 금융기관의 지원책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저우하오 코메르츠방크 이코노미스트는 “당국과 금융기관이 적절한 부채 상환 계획이나 회생 플랜을 마련해주지 않는다면 기업들이 채권-주식 전환 계획을 쉽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기업 회사채 부도 건수는 34건으로 지난해의 두 배 수준에 육박한다. 중국 시중은행의 1·4분기 말 부실대출 비율은 지난 2014년 4·4분기(1.25%) 이후 0.5%포인트나 증가한 1.75%이며 부실대출 규모는 1조3,900억위안(약 250조원)에 달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은행권의 부실대출 규모가 당국 발표의 6배가 넘는 1조3,000억달러(약 1,55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