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의 등 부항 자국으로 ‘부항 효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몇 년 전부터 유명 배우 귀네스 팰트로 등이 부항 효과를 대외적으로 전하면서 이미 미국에서는 대체의학으로 분류돼 다양한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부항은 한방의료기관에서 진료받는 대표적 시술 중 하나로 흔히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부항이라는 이름은 ‘붙일 부(附)’와 ‘항아리 항(缸)’자를 써서 말 그대로 항아리와 같은 모양의 용기를 붙여 치료하는 기법을 일컫는다.

치료 원리는 음압(흡인력)을 이용해 우리 몸에 미세한 상처를 내고 담음(痰飮·체액 순환 장애로 인한 노폐물)과 어혈(瘀血·피가 맺혀 있는 상태)을 제거하는 것이다.


피를 뽑는 사혈을 목적으로 부항이 사용되기도 했지만 피부 침습 없이 부항만을 시술해 면역력 증대 등의 효과를 노리기도 한다. 사혈을 하는 시술을 습부항(濕附缸)이라 하고 사혈을 하지 않는 시술을 건부항(乾附缸)이라 한다.

부항을 붙이고 공기를 빨아들이게 되면 부착 부위에 음압이 발생하게 되는데 그로 인해 해당 부위에 자극이 가해지면서 모세혈관과 혈구에 미미한 손상이 일어난다. 불그스름한 ‘부항 자국’은 이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이 같은 부항 시술이 혈액 정화를 촉진하고 혈액 순환을 좋게 해 노폐물이나 독소를 체외로 배출시켜준다고 알려져 있다. 요산과 젖산의 분해를 도와 근육 피로를 빠르게 완화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러 이점이 있지만 이 치료가 모든 이들에게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평소 빈혈이 심한 경우 습부항은 피해야 한다. 경련성 질환을 앓고 있거나 피부가 민감한 사람, 임산부, 노약자 등은 시술을 받지 않는 것이 좋다.

겉보기에는 별 것 아닌 시술 같지만 심각한 혈관 파열이나 근육 손상 등 만만치 않은 부작용도 잇따를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전문 한의사의 처치에 따라 치료받아야 한다. 대한한의사협회에 따르면 환자에게서 빈번히 일어나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통한 부작용’의 대표적 사례 중 하나가 부항 시술 부작용이다. 비위생적 부항 시술로 각종 감염사고가 유발되기 때문이다.

김한겸(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부항은 무면허 의료업자들이 많이 행하는 시술 중 하나인 동시에 부작용 사고도 가장 많이 일어나는 처치 중 하나”라며 “반드시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이 우선돼야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