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임금이 90만원 늘어날 때 비정규직은 20만원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차별을 줄이는 정책을 펴고 있지만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9년새 정규직 임금 43% 증가, 비정규직은 19%에 그쳐=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월 현재 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283만 6,000원이었다. 비교 가능한 2007년 3월(198만 5,000원)에 비해 85만 1,000원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비정규직의 임금은 127만 3,000원에서 151만 1,000원으로 23만 8,000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감률을 봐도 차이가 뚜렷하다. 정규직 월평균 임금은 42.9% 급증한 반면 비정규직은 18.7%에 그쳤다.
물론 정규직 비중은 점점 늘고 비정규직은 줄며 긍정적 신호는 나타나고 있다. 올해 3월 현재 전체 임금근로자 중 정규직 비중은 68%를 차지했다. 2007년 3월의 63.3%에서 4.7%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동기간 비정규직은 36.7%에서 32%로 줄었다. 처우가 좋은 정규직으로의 편입이 늘어 전체 고용시장의 질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 정부 주장이다.
하지만 여전히 600만명이 넘는 비정규직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3월 현재 비정규직은 615만 6,000명에 달했다. 2007년 3월의 577만 3,000명에서 38만 3,000명(6.6%) 증가했다. 전체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었지만 전체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비정규직의 절대 규모도 늘었다.
파견·용역 근로자, 재택 근로자, 일일근로자를 뜻하는 ‘비전형근로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고용보험 가입률은 31.7%로 22.3%에서 상승했지만 정규직(84.2%)에 못 미쳤고 건강보험 가입률도 34.4%, 국민견금 가입률도 21.7%로 모두 정규직을 밑돌았다. 비전형 근로자도 213만 8,000명에 이른다.
보고서는 비정규직의 낮은 처우로 인해 불평등과 빈곤문제가 심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OECD는 “노동시장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분화하면서 불평등과 상대적 빈곤문제가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정규직 근로자의 고용보호를 완화하고 이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하며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사회 보험 적용과 훈련을 확대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