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와 핏자국으로 뒤덮인 얼굴에 초점없는 표정으로 전 세계를 울린 ‘알레포 꼬마’ 옴란 다크니시의 형 알리(10)가 폭격 사흘 만에 결국 세상을 떠났다.

20일(현지시간) dpa통신은 옴란의 사진을 찍은 마무드 라슬란이 “옴란의 형 알리가 오늘 알레포병원에서 부상이 악화해 숨졌다”고 전한 것을 보도했다. 알리와 옴란 형제는 이달 17일 시리아군 혹은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아래서 함께 구조됐다. 폭격 당시 집 안에 있던 옴란과 다른 가족들은 가벼운 부상을 입었지만 집 밖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던 알리는 복부를 심하게 다쳤다.

라슬란은 “알리는 구조 당일에 수술을 받았고 어제까지만 해도 상태가 안정적이었지만 이날 급격히 상태가 악화해 결국 우리 곁을 떠났다”고 밝혔다.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옴란이 살던 알레포에서는 지난달 31일 이후 시리아군과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300명 이상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알려지지 않은 ‘또다른 옴란들’의 이야기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가장 좋아하는 축구 티셔츠를 입고 환하게 웃던 11살의 압둘라는 움란 가족이 구출되기 몇 시간 전에 마을 수영장 옆을 지나다 폭격에 맞아 숨졌다. 2살 아이살 하자르와 6살의 파이살 바라카트는 러시아제 집속탄 공격을 받고 피투성이 된 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미국서 활동하는 시리아 시민 활동가인 케난 라흐마니는 “옴란은 ‘알레포 고통의 세계적 상징’이 됐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옴란은 그저 ‘상징’에 불과하다”며 “알리는 현실이다. 시리아에 ‘해피엔딩’은 없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