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원료비중과 공법 등 제품속성을 바꾼 ‘올뉴하이트(All new hite)’를 선보였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000080)가 글로벌 기업으로의 체질변화에 나선다.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에도 진출해 해외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울 방침이다. 최근 해외 현지에 내놓은 신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해외시장 진출 전략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태국에 처음 수출한 ‘자몽에이슬’은 수출 한 달 만에 초도 물량 3배에 달하는 3,500상자 추가 주문이 들어올 정도로 현지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드카나 럼 등을 과일 주스와 함께 얼음에 섞어 마시는 태국의 음주 방식을 고려해 자몽에이슬의 첫 수출국으로 태국을 선택한 하이트진로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자몽에이슬은 태국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베트남(3,500상자), 캄보디아(1,740상자) 말레이시아(1,250상자), 싱가포르(1,750상자) 등 동남아시아 곳곳에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해외 수출 실적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동남아시아 지역 수출은 897만 달러로 전년 대비 44.3% 증가했다. 하이트진로는 동남아시아가 빠른 경제발전 속도를 보이는 만큼 내년에는 지난해의 2배 수준인 2,000만 달러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동남아시아에 이어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시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에 수출하고 있던 이라크에 이어 지난해 6월부터 아랍에미리트에 알코올 6.4%인 고알코올 맥주 ‘하이트스트롱(Hite strong)’을 수출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두바이 공항 면세점에서 ‘일품진로’와 참이슬 판매가 시작됐다. 회사측은 올해 중동시장에 총 6만 상자를 판매하고, 내년까지 연간 20만 상자 이상을 수출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다양한 상품 개발을 통한 소비자군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복숭아향 탄산주 ‘이슬톡톡’을 출시하며 탄산주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슬톡톡은 알코올 3.0도의 복숭아 맛 탄산주다. 깨끗한 이미지의 투명 유리병에 여성들이 선호하는 베이비 핑크 컬러를 입혀 맛과 제품의 특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젊은 여성층을 타깃으로 내놓은 이슬특톡은 출시 4개월 만에 2,000만병 가량 판매돼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4월에는 원료비중과 공법, 상표 등 전 부문에 걸쳐 제품속성을 바꿔 더욱 진화된 ‘올뉴하이트(All new hite)’를 선보였다. 올뉴하이트는 최적화된 알코올 도수인 4.3%짜리 맥주로 맥아와 호프 등 원료함량을 조절해 쉽고 가벼운 목넘김을 만들다. 상표 역시 인포그래픽을 대폭 단순화해 깔끔하고 모던한 이미지를 살렸다. 5월에는 하이트진로의 모델인 송중기 스페셜캔을 출시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했다.
증권가는 해외 진출과 국내 매출 호조에 힘입어 하이트진로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맥주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는 소문에 경쟁사 제품에 대한 가수요가 늘면서 올 2·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 줄어든 276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3·4분기부터는 경쟁사 제품의 재고 해소로 시장 점유율이 회복되고, 이슬톡톡 등 신제품 판매가 늘어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올 3·4분기 매출액 5,229억원, 영업이익 51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각각 4.18%, 7.2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4·4분기 역시 전년 동기보다 2.75% 증가한 매출액 5,088억원, 6.37% 증가한 영업이익 334억원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김승 SK증권(001510) 연구원은 “이슬톡톡과 망고링고는 각각 월 100억원, 20억원 수준의 매출을 낼 것”이라며 “소주 쪽에서는 하반기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신제품 모멘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