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식업이 ‘레드오션’으로 변하면서 해외 외식 프랜차이즈 매물들이 잇따라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맥도날드와 KFC에 이어 최근엔 피자헛 코리아까지 한때 국내 외식 시장을 주름잡았던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새 주인 찾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이 국내 소비 침체와 경쟁 심화로 투자 매력이 떨어지면서 매각 작업도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국내 패스트푸드 업계가 이디야·맘스터치 등 저가형 업체나 테라로사·부자피자 등 고급화 전략을 펴는 업체들을 제외하고는 실적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진입 장벽이 낮아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2년 17만6,788개였던 가맹점수는 2015년 20만8,104개까지 3년 만에 18%가량 늘었다. 이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외식업종은 7만2,903개에서 9만9,544개까지 증가했다. 직영점수도 1만1,326개에서 1만5,459개까지 늘어났다.
피자와 햄버거·키친은 식습관 변화로 최근 인기가 떨어진 정크푸드라는 점도 M&A 시장에서 호응을 얻지 못하는 원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M&A 시장에 등장한 외식 업체들의 매각 작업은 순탄치 않다.
맥도날드는 최근 CJ그룹과 KG·NHN엔터테인먼트 등과 매각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지만 수익성 악화와 원매자의 높은 기대 가격, 미국 본사의 과도한 세부 프랜차이즈 계약 등으로 매각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치킨 업종인 KFC는 인수에 관심을 갖는 후보가 없어 매각 작업이 아예 개점 휴업 중이다. 더구나 한때 1,200개의 가맹점을 거느린 토종 BHC까지 매물로 나왔다.
피자헛 코리아는 100억 원 안팎의 낮은 저가 매력이 있음에도 포화 상태에 이른 피자 프렌차이즈 시장의 특성상 적절한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때 해외 유명 외식 프랜차이즈에 관심을 보였던 사모투자펀드(PEF)도 외면하고 있다.
PEF들은 싼 가격에 사들여 비싼 가격에 되파는 것이 원칙이지만 엇비슷한 매물이 많은 데다가 경쟁 심화로 실적개선 (턴어라운드)이 쉽지 않을 전망이어서 관심 밖이다. 국내 최초 토종 수제 햄버거 브랜드인 크라제는 대표적인 사례다. 몇 년째 매각이 표류 중이었던 크라제는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가 지난 2014년 나우IB캐피탈에 인수됐다. 하지만 또다시 자금난을 겪다 지난 6월 법정관리를 개시한 뒤 한차례 매각을 실시했으나 인수 후보자가 없어 실패한 바 있다.
한 PEF 관계자는 “매물로 나온 기업들은 몇 년 동안 동일 메뉴를 고집하며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했다”며 “과거 PEF들이 기업을 샀을 때의 가격이 높다 보니 예상 매각대금도 기업가치보다 높은 수준이라 실질적으로 투자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