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 본격화

옛 TBS·남산2청사 철거 시작…명동 잇는 공원 등 2018년 4월 완공

서울시가 옛 TBS교통방송청사·남산2청사 등 건물 4개 동의 철거를 시작으로, 남산 예장자락 2만2,833㎡을 도심공원으로 종합재생하는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을 본격화한다. 연내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오는 2018년 3월 시민에게 개방하게 된다.

시는 22일 옛 통감관저 터와 TBS교통방송 등 예장동 2-1 일대에서 박원순 시장을 비롯해 독립운동가 후손, 일반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남산의 광복’이라는 이름으로 착공식을 개최했다. 통감관저 터는 1910년 한일강제병합조약의 현장으로, 8월22일은 한일강제병합조약이 조인된 날이다.

건물이 해체된 예장자락에는 지난 2월 선정된 설계공모 당선작 ‘샛·자락·공원’(조주환 시아플랜건축사무소)을 토대로 기본 및 실시설계를 진행 중이다. 명동까지 이어지는 공원이 조성되고, 상부에는 교통방송과 남산2청사 일부를 예술적으로 재구성해 설치할 예정이다. 또 차량만 다니고 있는 남산1호터널 입구 지하차도 100여m는 보행터널로 바꾸고, 하부에는 관광버스 주차장 39면이 조성된다.


반면 곤돌라를 설치해 남산 정상부를 연결하려던 계획은 남산의 환경·경관·교통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고, 곤돌라가 한양도성 유지관리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는 그간 ‘남산 제모습 가꾸기 기본계획’(1990년), ‘남산 르네상스 프로젝트’(2008년) 등을 추진하면서 봉수대 복원(1993년), 외인아파트 철거(1994년), 장충·회현·한남자락 재정비(2009년~) 등 남산의 역사성·자연성 회복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번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 역시 같은 맥락에서 진행되는 사업이다.

남산은 조선시대 풍수지리 상 안산 겸 주작에 해당되는 중요한 산이었지만 그중 예장자락 일대는 일제강점기 조선 침략의 교두보인 통감부와 통감관저가 설치되고 일본인 집단거류지가 조성되며 훼손됐다. 광복 후에는 안기부 등 공공기관이 들어서면서 시민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립된 장소가 됐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이번 착공식은 남산의 경관을 회복하고 고통스런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기 위한 첫 시작”이라며 “이곳을 깊고(역사), 푸르고(생태), 젊은(문화) 남산의 자락으로 재탄생시켜 시민성이 회복되는 공간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 위치도 /사진제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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