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추고 더 많이 받겠다" 연기연금 신청자 급증

연기연금제도를 활용해 연금 수급 시기를 늦춰 더 많은 국민연금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서울경제DB
‘연기연금제도’를 활용해 연금 수급 시기를 늦춰 더 많은 국민연금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22일 연기연금 신청자는 2010년 1,075명, 2011년 2,034명 등에 그쳤지만 2012년 7,763명, 2014년 8,475명, 2015년 1만4,464명으로 껑충 뛰었다고 밝혔다. 올해에는 5월 기준 벌써 6,228명이 연기연금을 신청해 상당한 수의 사람들이 연금 수령 시기를 늦출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공단은 “연기연금은 수령 기간에 따라 연금액에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개인의 건강과 소득 등을 고려해 신청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2012년과 2015년에 연기연금 신청자가 급증한 것은 제도 변경이 크다. 종전에는 일정 소득이 있을 때만 연기연금을 신청할 수 있었지만, 2012년에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연기연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었다. 또 2015년 7월말부터 국민연금법이 개정돼 ‘부분’연기연금 제도가 도입, 수급권자가 자신의 경제사정에 따라 연금수급 시기와 액수를 스스로 고를 수 있게 되는 등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이전까지는 개인 사정에 따라 연금 수급 시기를 늦추고 싶으면 연금액의 일부가 아니라 전체 연금액의 수령 시기를 늦춰야 했다.

이처럼 연기연금 신청자가 증가하는 것은 평균수명의 증가, 은퇴 후 재취업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연금을 받지 않더라도 생활할 수 있을 만큼 경제적 여유가 있고, 조금 시기를 늦춰 더 많은 연금을 받아 노후를 대비하려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연금선진국보다는 다소 늦은 2007년 7월부터 연기연금제도를 시행해 수급권자가 연금 타는 시기를 최대 5년까지 늦추면 연기한 기간을 따져 연 7.2%(월 0.6%)씩의 이자를 가산해 노령연금액을 더 얹어서 지급하고 있다. 연금 수급 시기 연기는 노령연금 수급권을 획득하고 최초 노령연금을 신청할 때나 연금을 받는 동안 희망하는 경우 1회만 신청할 수 있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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