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주요국의 정책 공조가 강화되면서 신흥국을 포함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기업의 2·4분기 실적이 과거와 달리 우호적으로 발표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제는 오히려 투자자의 차익 실현 욕구를 걱정할 때다. 또한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조치도 신경을 써야 할 시점이다. 존 윌리엄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추가 금리 인상이 차라리 일찍 단행되는 것을 원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스탠리 피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수석부의장 역시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하기도 했다.미국 고용지표 개선과 물가 상승 기대감이 연준 고위관계자의 금리 인상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의 7월 고용보고서를 보면 브렉시트의 충격을 거의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이 전월 대비 25만5,000명 늘어났고 실업률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2014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국제 유가의 급락으로 인한 물가 하락 압력으로 주요국 기업은 재고 조정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공장가동률을 낮추고 제품 가격을 인하했다. 연쇄적으로 물가 하락 압력이 유발된 셈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재고가 급감하는 등 빠른 속도로 재고 조정 작업이 마무리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주식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은 이러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유동성 약화 우려를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오는 27일(현지시간) 시작되는 잭슨홀 콘퍼런스에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공개 발언을 할 예정이다. 옐런 의장이 연설 내용에 따라 금리 인상 가능성과 시장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옐런 의장은 아마도 금리 인상에 대한 의지를 다시금 표명하는 수준의 발언을 내놓을 것이다. 당장 9월은 어렵더라도 12월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여지를 둘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은 삼성전자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대형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다만 펀드 환매 현상이 나타나면서 국내 기관투자가는 실적 부진 업종과 코스닥시장 종목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일부 대형주를 제외한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는 다소 약화하는 모양새다. 이는 잭슨홀 콘퍼런스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올해 들어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줄곧 웃돌았고 3·4분기에도 좋은 결과가 예상되는 만큼 투자 기회는 여전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