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대상 평생교육 단과대학을 설립 방침에 반발하면서 이화여대 본관을 점거하던 학생들이 지난 달 30일 오후 학교 측 요청을 받은 경찰들에 의해 끌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교수와 교직원 감금 혐의를 받는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에게 출석을 요구한 가운데 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감금을 주도한 것으로 특정된 주동자 3명에게 22일 오후 출석요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상원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지난 달 학생들이 본관 검거 농성 당시 교수·직원이 감금돼 있으니 구해달라는 112 신고가 23번이나 있었다”며 “학교 측이 처벌을 하지 말아달라며 탄원서를 내긴 했지만 원칙대로 수사한다는 것에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학생언론팀은 경찰의 출석 요구에 대해 “지난 달 본관 점거 농성 시작 당시 본관의 분위기는 평화로웠고 교수님들은 학생들과 ‘3박 4일 해보자’는 등의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면서 “7월 30일에 경찰이 교내에 진입해 경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폭력진압으로 10여명의 학생들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 됐다”고 주장했다.
학생언론팀은 또 “그 날 자리에 있었던 78명의 학우들이 신체적 상해 및 정신적 트라우마를 증언 했고, 200여명의 학우들이 직·간접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면서 “우리 가운데는 경찰에서 찾으려고 노력하는 ‘주모자’는 없고, 경찰은 책임을 뒤집어씌울 인물을 우리 중 특정할 수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반발에 지난 달 28일부터 현재까지 본관 점거 농성을 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교수 4명과 교직원 1명 등 5명이 46시간가량 갇혀 있다 빠져나온 바 있다.
이화여대 측은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을 철회하면서 학생들에게 농성 해제를 요구했지만 학생들은 “최경희 총장이 사퇴 할 때 까지 농성은 계속 한다”며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 총장은 감금 혐의를 수사 중인 서대문경찰를 지난 5일 방문해 학생들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선처를 바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대 교수·교직원 감금 혐의에 대한 수사는 원칙대로 진행될 것이다”면서 “탄원서가 자체가 수사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