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을지연습' 중단 촉구 기자회견, 성명발표 잇달아

22일 시작된 을지연습에 대해 전국 곳곳에서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잇따랐다 /연합뉴스
한미 양국의 대규모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22일 시작되자 전국 곳곳에서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성명 발표가 잇따랐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남도 내 야권 정당·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전쟁반대 평화실현 경남비상시국회의’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는 한반도에 전쟁 위기를 불러올 을지 연습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체는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요구를 허용함으로써 작은 군사적 충돌도 한반도를 전쟁 위기로 변화시킬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 됐다”며 “특히 북한과 대화 채널이 없는 상황에서 군사적 긴장이 걷잡을 수 없이 고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국면에서 한·미가 대북 전면전을 가정한 워게임 시뮬레이션을 가동하면 북한의 반발만 불러오게 된다”며 “역설적으로 을지 연습이 우리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부산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은 이날 오전 부산 남구 감만8부두 앞에서 을지 연습 중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1시간 동안 벌이기도 했다.

이어 부산지역 10여 개 시민단체와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을지 연습과 같은 대북 군사적 압박으로는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북한의 핵전력 강화 명분만 제공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광주 동구 충장로, 전남도청·광양시청 앞에서도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전남진보연대’, ‘민주노총 전남본부’ 등 10여 개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한반도 군사적 긴장 고조는 사드 한국 배치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체결 등 한미일 3각 미사일방어체계(MD) 및 동맹 구축을 추진하는 미국과 일본에게 좋은 명분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도발적이고 공세적인 을지 연습을 즉각 중단하고 방어훈련으로 성격을 전환할 것을 촉구한다”며 “북한도 핵실험 임시 중단 입장을 천명해 정세를 대화 방향으로 돌릴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광주본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한미 당국은 을지 연습이 연례적 방어훈련이라고 주장하지만, 미군 3만여 명·한국군 5만여 명이 참가하며 공무원 40만 명이 동원되는 세계 유례없는 대규모 전쟁훈련”이라고 주장했다.

단체는 “현 정부 들어 남북 핫라인이 모두 끊기고 개성공단마저 폐쇄되면서 전쟁위기에 따른 국민 불안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상대를 자극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다가 작은 불씨라도 튄다면 국지전, 나아가 전면전으로 치달을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사드배치반대 전북대책위원회’는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과 체제붕괴를 노리는 작전계획인 을지훈련이 오늘부터 시행돼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미·일과 중·러간 대결구도를 한층 격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 훈련은 북한이 핵과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징후만 보이더라도 먼저 공격하겠다는 맞춤형 억제전략과 무기를 탐지, 교란, 파괴, 방어하는 ‘4D 작전’이 강화된 형태”라며 “군사연습은 평시를 위기로, 국지전을 전면전으로, 재래전을 핵전으로 몰아가는 위험하고 무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효정인턴기자 kacy95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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