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켈리앤 콘웨이 선거대책본부장은 트럼프가 불법 이민자 강제추방 정책을 변함없이 추진할지에 대해 “앞으로 판단할 일”이라며 한발 물러났다. 그는 “트럼프 후보가 강조했던 것은 준법정신”이라며 “(이민정책 세부안은) 추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불법 이민자 전원 추방’ ‘멕시코 국경에 거대장벽 설치’ 등 기존 주장에 비하면 큰 변화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지난 20일에도 히스패닉 대표단과의 면담에서 “불법 이민자의 합법 체류를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이민정책 전환은 클린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고착되면서 대선 패배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무슬림 전사자 가족 비하 발언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최대 15%포인트 차이로 클린턴에게 뒤지고 있다. 트럼프의 각종 막말에 혐오감을 느끼는 히스패닉계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미 연방통계국에 따르면 히스패닉은 지난해 전체 인구의 17.6%를 차지하며 13.3%인 흑인을 앞서고 있다.
또 트럼프 측은 외부 컨설팅 지출을 늘리며 이미지 쇄신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의 외부 컨설팅 지출은 6월 150만달러에서 지난달 1,000만달러(약 112억7,000만원)로 급증했다. 반면 최대 약점인 세금체납 의혹에 대해서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트럼프 후보 측은 1976년 이래로 주요 정당 대선후보가 납세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적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콘웨이 본부장은 “납세 문제는 일자리와도 상관이 없는데 왜 문제가 되는지 의아할 뿐”이라며 “트럼프 후보는 본인의 말대로 감사가 끝나면 이를 자진해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