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예장자락, 주민 공간으로 재탄생 ‘해체 시작’

남산 예장자락, 주민 공간으로 재탄생 ‘해체 시작’


일제 강점기 조선 침략의 교두보 역할을 했던 서울 남산 예장자락이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하기 위한 해체를 시작한다.

서울시는 남산 예장자락(2만2833㎡)에 위치한 옛 TBS교통방송청사 2개동과 남산2청사 2개동의 해체를 시작한다고 22일 발표했다.

연내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2018년 4월 착공, 시민에게 개방키로 했다. 한 세기가 넘도록 고립됐던 남산 예장자락의 옛 경관을 살려 도심공원으로 바꾼다는 방침.

지난 2월 선정된 설계공모 당선작 ‘샛?자락?공원’(조주환 아시아플랜건축사무소)을 토대로 기본 및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예장자락에서 명동까지 이어지는 공원을 조성하고 공원 상부에 위치한 교통방송과 남산2청사 일부를 예술적으로 재구성할 예정이다.


차량만 다니는 남산1호터널 입구 지하차도는 보행 터널이 만들어져 보행 접근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 일대 주차난 해소를 위한 관광버스 주차장도 제작된다.

이날 옛 통감관저 터(예장동 2-1)와 옛 TBS교통방송 일대에서 박원순 시장을 비롯해 독립운동가 후손, 일반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남산의 광복’이라는 이름으로 착공식도 진행됐다.

통감관저 터는 1910년 한일강제병합조약의 현장. 착공식이 열리는 이 날은 조약이 조인된 날인 것으로 알려졌다. 착공식에서는 남산 예장자락이 품은 역사의 아픔을 기억하고 회복을 상징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시는 “남산은 조선시대 풍수지리 상 안산 겸 주작에 해당되는 중요한 산이지만 예장자락 일대는 일제강점기 조선 침략의 교두보인 통감부와 통감관저가 설치되고 일본인 집단거류지가 조성돼 훼손됐다”며 “광복 후에는 안기부 등 공공기관이 들어서면서 시민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립된 장소가 됐다”고 밝혔다.

한편 남산 정상부와 연결되는 곤돌라 설치는 한양도성 유지 관리에 부정적이라는 전문가의 의견 등에 따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이번 착공식은 남산의 경관을 회복하고 고통스런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기 위한 첫 시작”이라며 “깊고(역사), 푸르고(생태), 젊은(문화) 남산의 자락으로 재탄생시켜 시민성이 회복되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서울시 제공]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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