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시인으로 잘 알려진 류기봉 시인의 포도밭에서 매년 열려온 ‘포도밭예술제’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된다. 예술제는 다음달 3일 열리며 대구의 시 전문지인 ‘시와반시’와 함께한다.
이 예술제는 류 시인의 문학 스승인 ‘꽃’의 시인 고(故) 김춘수 시인의 제안으로 지난 1998년부터 매년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에 위치한 류 시인의 포도밭에서 열려왔다. 당시 김 시인은 류 시인에 대해 “그의 시에는 정성껏 가꾼 포도알의 빛깔과 향기와 맛이 깃들어 있다”며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에 그가 가꾼 작물의 온갖 요소가 묻어 있는 것과 같다”고 평하면서 포도밭예술제에 큰 기대를 보였다.
올해 19회째로 포도밭예술제를 치르는 류 시인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회를 거듭할수록 많은 웃음과 기쁨이 있었고 보람도 컸다”며 “하지만 신은 제게 영원한 선물을 주지 않았고 추억은 별처럼 아름다웠으면 좋겠다”고 마감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류 시인은 “고심 끝에 김 선생님을 추모하는 것으로 예술제의 마지막을 정리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번 마지막 예술제는 9월3일 오후2시 류 시인의 포도밭(남양주시 진접읍 장현리 587-1, 내비게이션은 광동중학교)에서 열리며 노향림 시인의 ‘추모시’ 낭송, 박주택 경희대 교수의 ‘김춘수 선생이 한국 문학사에 끼친 영향’ 강연, 소리꾼 임재욱의 ‘소리꾼의 시창’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