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에 쓰는 물건인고?

에르메스재단 미술상 수상작가 정금형 개인전
아뜰리에에르메스 26일부터 10월23일까지
작가의 몸으로 사물 움직이게 하는 퍼포먼스
공연에 쓰인 성인용품,의료기기,파티용품 등 전시

에르메스재단미술상 수상자 정금형의 전시 ‘개인소장품’에 작가가 그간 퍼포먼스에 사용했던 다양한 도구들이 선보였다.
성인용품점에서나 볼 법한 ‘물건’들이 미술관에 나왔다. 그것도 명품브랜드 에르메스가 운영하는 강남구 도산대로 아뜰리에 에르메스의 전시장에 이처럼 해괴한 도구들이 들어찼다.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제16회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수상자인 정금형의 작업을 퍼포먼스에 사용된 도구들을 통해 또 다른 맥락에서 살펴본 전시 ‘개인소장품’을 오는 26일부터 10월23일까지 개최한다.


정금형은 청소기 흡입구에 마네킹 두상을 부착해 성교 장면을 연출하거나 로봇청소기에 혀를 내민 마네킹 머리를 붙여서 자신의 몸을 핥고 지나게 하는 식의 퍼포먼스를 모은 ‘7가지 방법’으로 이름을 알렸다.

연극과 무용을 전공한 정금형은 창작 영역을 넓혀 시각예술과 공연예술을 혼합한 새로운 형식의 예술을 추구했다. ‘7가지 방법’외에 ‘비디오 카메라’(2011년), ‘휘트니스 가이드’(2011년), ‘심폐소생술연습’(2013년)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움직일 수 없는 사물을 자신의 몸을 이용해 움직이게 하고 조종하는 작가는 실제 관객을 앞에 둔 공개된 장소에서 은밀하고 도발적인 행위를 함으로써 긴장과 당혹감을 불러 일으킨다.

은밀하고 야릇한 상황을 바라보게 함으로써 관음증적 욕망을 자극하는 그의 퍼포먼스에서 파생된 이번 전시는 작가가 사용한 다양한 인형과 도구들을 ‘수집과 소장’이라는 맥락에서 펼쳐 보여 관객들에게 또다른 상상을 자극한다. 전시기간 중 오는 9월24일 아티스트토크, 9월10일과 10월8일에 작가가 함께하는 가이드투어가 예정돼 있다. (02)3015-3248

/글·사진=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