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발명왕 경인고 최진오군, "작은 아이디어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어요"

(2016 말레이시아 아시아 청소년 국제발명전시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경인고 3학년 최진오(18)군이 자신의 발명품 옆에서 상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드럼식 음식물쓰레기 분해처리장치’로 말레이시아 아시아 청소년 국제발명전시회에서 금상 수상

“어머니가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치를 사용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음식물이 미생물과 잘 섞이지 않아 냄새가 나는 것을 발견했어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드럼 형식으로 만들면 되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지난 5월 12일부터 14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6 말레이시아 아시아 청소년 국제발명품 전시회에 ‘드럼식 음식물쓰레기 분해처리장치’를 출품해 금상을 수상한 서울시 구로구 경인고 3학년 최진오(18)군.

이 발명품은 드럼 형태로 작동해 음식물 쓰레기가 장치 안에서 골고루 섞이게 해준다. 내부에 칼날 수십여 개가 장착되어 아무리 큰 음식물을 넣어도 자동으로 분해가 되기도 한다. 기존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는 미생물을 이용해 찌꺼기를 액체화시키는 원리다. 이런 경우, 미생물이 닿지 않는 구석진 부분에 있는 찌꺼기는 분해되지 않고 썩게 된다.

진오 학생은 본 문제점에 착안해 미생물이 모든 찌꺼기에 닿을 수 있도록 제품을 드럼통 형태로 만드는 것을 떠올렸다. 본 아이디어로 특허 출원 후, 등록까지 받을 수 있었던 최 군은 2016 말레이시아 아시아 청소년 국제발명품 전시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게 됐다.


“혼자서 영어로 발명 작품을 설명해야 하는 대회였기에 처음에는 무척 떨렸어요. 이것을 극복하고자 계속 연습을 하며 노력했죠. 열정이 통한 것인지 실제 전시회에서는 유창하게 영어를 말할 수 있었어요.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어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진오 학생의 말이다.

다수의 발명 아이디어로 장관상만 2관왕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 교육부 장관상)

국제무대에서 금상이란 뛰어난 성과를 거둔 최진오 학생의 성취는 국내에서도 두드러진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칠판에 적고 있는 백묵이 잘 나오지 않은 것을 보고 공기압 액상 백묵이란 발명품을 만들었다. 역류 방지기를 펜 안에 설치하고, 버튼으로 공기를 주입해 액체를 역류시키지 않으면서 백묵이 잘 나오게 하는 것이 핵심 원리다.

최 군은 이 발명품으로 실용신안 등록을 받고, 제38회 서울특별시 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 출전해 특상(1등급)을 수상했다. 이를 통해 서울시 대표로 제38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 출전해 최우수상(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성취도 거두었다.

최진오 학생이 발명한 아이템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에어컨을 깜빡 켜고 집을 나서는 경우가 많아 어머니께 많이 혼났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어컨 리모콘을 분해하여 그 안에 자석 센서를 삽입했다. 개조된 리모콘을 방문에 부착한 후, 방문과 반응되는 위치에 네오디뮴 자석을 달아 센서가 작동하도록 했다. 문을 열면 자동으로 에어컨이 꺼질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스스로가 편리하기 위해 만든 아이템이었지만 특허 등록 가능성이 매우 컸다. 실제로 본 발명품을 출원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등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자력센서를 통해 에어컨을 제어하는 제어장치’가 그것이다. 본 발명품을 통해 제29회 대한민국 학생 발명 전시회에 출전하여 은상(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최진오 학생은 “예전에는 이상향을 생각하며 발명을 했는데 이제는 실용화시킬 수 있는 발명품을 개발하고 싶다. 현재 개발한 발명품 중에 공기압 액상 백묵은 원가가 몇백 원 단위밖에 안 되면서도 기존 백묵보다 훨씬 진보된 제품이다. 대학 입학 후, 본 아이템을 사업화해 에디슨과 같은 발명가 겸 창업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동호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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