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엑손모빌·로열더치셸·BP·셰브런 등 세계 4대 석유 메이저의 부채가 1,840억달러(약 205조5,463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14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WSJ는 석유 메이저들의 늘어난 부채가 지난 2년 동안의 유가 하락이 업계에 미친 악영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며 석유회사들의 미래가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유가는 올 초 배럴당 27달러로 바닥을 찍은 후 상승했지만 여전히 배럴당 50달러 선을 넘어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석유 메이저뿐 아니라 주요 신흥국 석유회사들도 저유가의 불똥을 맞고 있다. WSJ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러시아 가스프롬, 브라질 페트로브라스 등은 모두 2·4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이 급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문과 인터뷰한 유럽계 자산운용사 카미나크코모더티펀드의 마이클 훌메 대표는 “석유기업들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인 상황에서 배당금도 제대로 지불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은 결국 무엇인가를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이란이 다음달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 참석 여부를 밝히지 않는 등 원유시장에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란 석유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다음달로 예정된 OPEC 회의 참석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란이 불참할 경우 OPEC 회의에서 생산량 동결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없다며 국제유가가 또 한번 급락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