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처는 25일 농식품부, 환경부 등 관계기관과 지자체 합동으로 긴급 가뭄대책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안전처에 따르면 이달초 기상예측에서는 8월에 평년(182mm)고 비슷한 강수량이 전망됐으나 실제로는 평년의 15% 수준인 27mm 밖에 내리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전남, 경남, 전북 등지 2만5,000ha의 논과 밭에서 마름현상과 시들음 현상이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 강수부족 현상이 지속될 경우 가뭄피해가 확산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안전처는 이날 관정개발과 저수지 준설 등 기뭄대책에 필요한 사업에 투입될 수 있도록 특별교부세 69억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또 매주 가뭄대비 관계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 점검회의를 열어 기관별 가뭄대책 추진상황을 점검키로 했다.
앞서 안전처는 이달 9일 발표한 가뭄 예·경보에서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것으로 전망하고 전국 다목적댐 저수율이 53.9%로 평년(49.3%)보다 많은 수준이며 농업용 저수지의 전국 평균 저수율은 68%로, 평년(76%)의 89%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가뭄 걱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비가 오지 않으면서 안전처가 가뭄을 재난 수준에서 관리하겠다는 취지에서 올해부터시범적으로 도입한 가뭄예경보는 결국 빗나가고 말았다.
문제는 안전처가 가뭄 예·경보가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는 것을 사전에 인지했지만, 경보의 ‘신뢰성’을 위해 현실과 다른 데이터를 수정없이 그대로 발표했고 이후에도 현실을 반영한 지수조차 내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안전처는 이날 향후 3개월 강수예보도 지난 9일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것’이란 전망에서 이날 ‘평년 수준’으로 슬그머니 조정하는데 그쳤다. 안전처 관계자는 “지난 9일에 내놓은 가뭄예경보의 경우 기상청의 7월말 데이터를 기준으로 작성하다보니 열흘간의 시간차가 있다”며 “8월 초에도 폭염과 함께 비가 계속 오지 않아 결국 가뭄 예경보가 현실과 다르게 발표되고 말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는 지자체별로 모니터링하는 결과를 예·경보에 반영하는 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영일기자 hanu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