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친숙함 겸비한 국악 콘텐츠 선보일 것"

김정승 돈화문 국악당 예술감독
관객층 특화 프로그램 마련
새 형식 공연 개발에 주력
내달 1일 개관축하공연 등
한달간 다채로운 행사 진행

서울 종로구 율곡로에 들어선 ‘돈화문 국악당’의 내부 전경/사진=세종문화회관
“애국심과 사명감만으로 국악을 들어달라고 하는 시대는 갔다. 품격과 친숙함을 겸비한 콘텐츠를 선보이겠다.”


김정승 돈화문 국악당 초대 예술감독은 30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돈화문 국악당에서 열린 개관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관객의 특성에 따라 감동의 층위도 다양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극장의 여러 면모를 보여주면서도 노년·직장인·주부·어린이 등 여러 관객층에 특화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포부도 밝혔다. 돈화문 국악당은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 맞은편에 세워진 140석 규모의 국악 전용 공연장으로, 확성을 위한 기계 장치 없이 연주·감상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지난 3월 완공 이후 6개월의 사전 공연 및 성능 점검을 거쳐 오는 9월 1일 문을 연다.

자연음향 국악 전용 공연장 ‘돈화문 국악당’의 객석과 무대/사진=세종문화회관
돈화문 국악당은 상설공연보다는 월별로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관객 확대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9월에는 개관 기념 야외축제 ‘돈화문 산대’를 개최해 국악당 및 돈화문로 일대에서 젊은 국악인들의 공연과 프리마켓, 전통 악기·음식·의복 체험 등을 진행한다. 10월에는 창작 국악과 한식을 연계한 ‘국악의 맛’을, 11월에는 예술가와 공연장의 작품 개발 협업 ‘미래의 명곡’을 선보인다. 내년 개막을 목표로 국악과 예술가의 삶을 엮은 작품 제작도 추진한다. 작곡 및 연출은 최우정, 극본은 배삼식이 맡기로 했다. 내년에는 올해 선보인 프로그램에 공연장 주변 직장인이나 시민을 위한 낮잠 콘서트, 명사 강연 등을 더할 계획이다. 김 예술감독은 “창작 인큐베이팅과 새로운 형식의 공연 개발 등을 통해 전통예술을 아우르는 곳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국악당을 2019년까지 위탁 운영할 세종문화회관의 이승엽 사장 역시 “돈화문 국악당이 국악 활성화를 위한 거점 시설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며 “행사가 없는 날에는 공연장을 개방해 이곳을 서울의 대표 관광 상품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9월 한 달은 다채로운 개관 행사로 꾸민다. 1일 개관축하공연은 국악 전공자인 배우 이하늬의 사회로 진행되며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수제천’을 비롯해 안숙선 명창과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무대가 펼쳐진다. 2~10일 열릴 개관축제에서는 총 8회에 걸쳐 별례악(別例樂) 공연을 선보인다. 별례는 ‘특례’의 옛말로 ‘특별한 예’를 뜻한다. 2일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연주를 시작으로, 김정희의 동해안 별신굿, 양주풍류악회의 풍류음악, 이춘희의 경기민요, 서울시청소년국악단의 실내악, 김원민의 꼭두각시 놀음 등을 만날 수 있다. 국악당 및 공연에 대한 정보는 홈페이지(www.sdtt.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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