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리츠, 일본에서 배운다] 다양한 서비스 연계한 임대주택 … 리츠 수익도 안정적

<하> 두 마리 토끼 잡은 일본
임대주택 인기 힘입어
안정적 투자상품 부각
오피스·리테일 리츠보다
경기변동 영향도 덜 받아

신주쿠역 인근에 위치한 고급임대주택인 ‘콤포리아 신주쿠 이스트사이드 타워’의 바./사진=콤포리아 레지덴셜 리츠 홈페이지


# 일본 도쿄 신주쿠역 다카시야마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잡화점 ‘도큐핸즈(Tokyu Hands)’. 2~8층 7개 층을 사용하는 도큐핸즈 매장에는 제품 하나하나 수십~수천 개의 다양한 상품들이 구비돼 있어 ‘눈이 즐겁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도큐핸즈는 한 가지 제품을 다량으로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같은 제품이라도 최대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 같은 도큐핸즈의 판매 철학은 1~2인 가구가 증가하고 비싼 주거비용을 지불하고 집을 사는 것보다 임대주택을 선호하는 시대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도큐핸즈의 모그룹인 ‘도큐부동산홀딩스그룹’은 그룹 내 임대주택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도큐부동산그룹의 계열사들은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임대주택리츠인 ‘콤포리아레지덴셜리츠’에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콤포리아레지덴셜리츠의 임대주택리츠에 거주하는 임차인들은 도큐핸즈에서 제품을 구매할 경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일본에서 임대주택산업은 다양한 분야와 시너지를 내고 있다. 콤포리아레지던셜리츠의 입주민들만 사용할 수 있는 주거 관련 서비스인 ‘웰박스(WELBOX)’에는 2,000개가 넘는 서비스들이 나열돼 있다. 웰박스에는 렌터카, 가사대행 서비스 등은 물론이고 영어회화 학원, 영화관, 해외 호텔, 리조트 이용 등 단순히 주거를 넘어 삶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가 연계돼 있다.


임대주택리츠 등장 이후 일본 전체 임대주택시장은 질적으로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쓰이부동산이나 도큐부동산그룹과 같이 임대주택리츠의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는 대형 부동산 회사들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땅을 개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외부 자산도 편입하면서 임대주택의 수준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콤포리아레지덴셜리츠에 포함된 자산 중 29.8%는 도큐부동산그룹 계열이 아닌 외부 자산을 편입한 것이다.

임대주택시장이 양적·질적으로 성장하면서 일본인들의 임대주택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노무라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전체 주거 유형 중 민간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비중은 지난 1988년 9%에 불과했으나 2013년에는 20%까지 증가했다.

임대주택리츠의 성장은 금융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임대주택리츠가 마이너스 금리까지 떨어진 일본에서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줄 수 있는 상품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모노리 나이토 도쿄증권거래소 시니어바이스프레지던트는 “개인들이 저축한 돈을 투자시장에 참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임대주택리츠는) 투자자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투자상품 측면에서 임대주택리츠가 가진 장점은 안정성이다. 도모유키 기무라 어드밴스레지던스인베스트먼트 디렉터는 “주택은 거주를 목적으로 하고 있어 수요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임대주택리츠는 캐시 플로(현금 흐름)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임대주택의 경우 임차인이 나가더라도 공실률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없으며 공실률이 발생했을 때 새 임차인을 구하는 것도 쉽다”고 덧붙였다.

아키라 와타나베 일본 부동산증권화협회(ARES) 사무국장도 “임대주택리츠는 한 건물에 수많은 주택이 들어 있기 때문에 분산 효과가 높아 리스크가 낮으며 오피스·물류·리테일리츠에 비해 경기 변동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도쿄=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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