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31일 윤학배 차관 주재로 ‘해운·항만 대응반 비상대책 회의’를 열고 선주협회·항만공사 등 관계기관과 한진해운 법정관리(회생절차) 신청이 해운·항만 물류분야 영향과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이날 비상대책회의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돌입할 경우 곧바로 ‘해운·항만·물류 비상대응반’을 운영하기 위한 것이다.
한진해운은 글로벌 해운동맹(얼라이언스) CKYHE에 소속된 국적선사다. 해운동맹들은 세계 주요 항만으로 가는 정기 노선을 공동 운항한다. 화주들은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해운동맹들을 믿고 수출입 화물들의 운송을 맡긴다. 하지만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전 세계에 운항하는 소속선박들이 억류될 위험이 있어 해운동맹에서 사실상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운항 선박은 회생신청 1~2일 전에 법원의 포괄적 금지명령으로 가압류를 피할 수 있지만 해외에 운항하는 선박은 효력이 제한돼 가압류될 수 있다.
문제는 8월에서 10월은 원양항로 성수기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화주들이 선박 섭외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또 아시아-미주항로 점유율 3위인 한진해운이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운항 선박 감소로 운임이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
해수부는 국내 기항하는 한진해운의 미주 노선 1개와 유럽 노선 1개에 현대상선(011200)의 선박을 대체 투입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한진해운 소속 CKYHE, 해외 선사의 선박 재배치도 요청하기로 했다. 또 자금 문제로 선박 섭외에 어려움을 겪은 중소기업은 금융감독원과 채권은행 주도로 ‘중소기업 금융 애로 상담센터’를 통해 금융지원도 실시한다.
한진해운 소속 선박의 선원이 해외에서 억류될 때는 송환 보험을 통해 신속한 국내 복귀도 지원한다. 체불임금은 임금채권 보장기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부산항 환적화물 가운데 10%가량을 차지하는 한진해운 화물이 빠져나갈 것을 대비해 항만 경쟁력 유지 방안도 내놨다. 항로 유치를 위해 글로벌 대형 선사 들을 방문해 마케팅을 하고 환적화물 할인 등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이와 함께 다음 달 해운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