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인사청문회, 여당 불참으로 '반쪽' 개최

인사청문회 도입 이후 16년 만 처음 野 단독으로
추경안 야당 단독처리에 반발하며 여당 불참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오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이날 청문회는 교문위 소관 추경안 단독 처리에 불만을 표시한 여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진행됐다. /연합뉴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여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해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반쪽짜리 청문회’가 열린 것을 두고 새누리당이 실력 행사를 통해 청문회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야당 단독으로 청문회가 실시된 것은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지 16년 만에 처음이다.

31일 열린 조윤선 후보자의 청문회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새누리당은 지난 29일 야당이 교문위 소관 추경안을 단독 표결처리 한 것을 문제 삼았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이 헌법 제57조 ‘국회는 정부의 동의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는 조항을 위반했기 때문에 추경안을 처리한 것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곽상도 의원은 이를 지적하며 유성엽 위원장의 해명을 요구했다. 이은재·이장우·한선교 의원 등은 한발 더 나아가 “위원장에서 사퇴하라”며 항의했고, 야당 의원들과 고성을 주고 받기도 했다.


여당의 반발에 유 위원장은 직접 나서 “상임위 동의 절차를 의무화하는 건 입법부 스스로 예산심의권을 제한하는 문제가 된다”며 “부처가 증액을 반대해도 증액을 의결한 선례도 있다”고 반박했다.

유 위원장이 해명에 나선 채 교문위는 정오께 정회됐고, 오후 2시에 청문회를 속개하기로 했지만 여당 의원들은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야당 간사인 염동열 의원은 “유성엽 위원장 대신 다른 사람이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만약 그렇게 안되면 청문회진행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새누리당의 회의 거부에 대해 대단히 개탄스럽게 생각한다. 남아있는 야당 위원들은 두 배로 진지하게 임해달라”며 회의 속개를 선언했다. 조 후보자는 이에 따라 후보자 선서를 한 채 야당 단독으로 청문회가 열렸으나 새누리당 소속 교문위원들은 같은 시간 청문회에 불참한 채 유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청문회에서는 김병욱 더민주 의원이 조 후보자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한 지난 18대 국회 당시에 변호사인 배우자가 정무위 소관인 공정거래위원회 사건을 다수 수임한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조 후보자는 “남편은 자신이 정무위에서 활동하기 전부터 공정위 전담 변호사로 활약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조 후보자는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철거 논란에 대해서는 “정부가 결정할 문제가 아닌 것으로 안다.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광수·박효정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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