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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가 아시아 문화의 중심이 된 지 20여 년. 유행의 속성이 그러하듯 '반짝 인기'를 누리다 잊혀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과 우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완성도 높은 드라마·K-팝(Pop) 등이 아시아 팬들을 꾸준히 매료시키며 한류는 이제 '아시아적인 대중문화'의 전형이 됐다. 한류라는 용어는 1999년 중국 언론이 '한국의 유행이 밀려온다'라는 의미로 '한류(韓流)'를 언급하기 시작하면서 확산됐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국 드라마가 중국에 수출되면서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가 중국 내에서 시청률 60%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기 시작한 무렵이다. 한류의 시작이 중국이었음에도 중국의 문화규제에 탓에 '더 큰' 한류는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일어났다.
그동안 중국에서는 한류 인기가 뜨거웠지만 저가의 단순 수출에 그쳐 실속을 챙기지 못했다. 대표적 예가 중국에서 제2의 한류를 일으킨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다. 이 드라마는 중국 4곳의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서 누적 시청 22억뷰를 돌파하며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중국인은 일반 방송이 아니라 인터넷으로만 봐야했다. '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 자본과 손 잡고 혹은 직접 진출했더라면 경제 유발 효과는 더욱 막대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그러나 오는 20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규제 빗장이 풀리면서 한류의 진원지 중국에서의 한국 대중문화, 즉 K-컬처(Culture)가 새로운 도약의 시대를 맞고있다.
이젠 단순한 콘텐츠 수출을 넘어 중국업체와의 협업을 통한 현지 제작으로 직접 진출을 꾀하는 동시에 정부는 펀드 조성으로 문화영토를 넓히는 데 힘을 보태는 그림이다. 특히 지난 11일 정부는 최초로 한중 문화·정보통신기술(ICT) 융합펀드를 출범했다. 문화체육관광부·미래창조과학부·중소기업청이 모태 펀드를 통해 공동으로 출자한 460억원 규모의 에스브이(SV) 한중 문화·정보통신기술(ICT) 융합펀드를 결성한 것. 한국콘텐츠진흥원도 지난 8일 중국 서부 진출 확대를 위해 충칭의 문화산업투자그룹유한공사와 콘텐츠산업 육성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콘진원과 충칭문화그룹은 콘텐츠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ICT·관광·음식 등 연계 가능한 산업 간 융합교류를 할 계획이다.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은 중국 기업·자본과의 협업을 통해 수출의 형태가 아닌 중국 시장 직접 진출을 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3망융합(인터넷·전화·TV를 융합해 하나의 광케이블로 서비스하는 정책)' 정책을 감안해 IPTV 등 인터넷 채널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음원(멜론)과 매니지먼트 등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현지 IPTV 1위 사업자 '르티비'(Letv)와 전략적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미 중국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경우다. SM엔터의 콘텐츠 제작 자회사 SM C&C가 중국과 합작 제작한 예능 프로그램 '타올라라 소년'이 방송 2회 만에 중국 50개 도시 대상으로 한 주간 예능 순위에서 10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FNC엔터테인먼트는 최근 '파리의 연인'을 연출한 신우철 피디를 영입하면서 드라마 제작을 통한 직접 중국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우리의 주력업종인 조선, 철강은 물론 스마트폰 등 전자산업까지 중국에 위협받고있는 터라 K컬처의 선전이 더욱 도드라 보인다.
yeonvic@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