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삼다수도 첫 할인… 펄펄 끓는 생수 시장

후발주자 공세 거세지자
삼다수 출시이후 17년만에 5개 구입 땐 1개 무료 행사
롯데칠성 '백두산 하늘샘' 마트 무료증정 파격 이벤트
3040 주부고객 마케팅 강화… 농심은 "백산수로 2위 굳히자"


생수 후발주자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국내 생수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1위 생수 브랜드 '삼다수'는 처음으로 할인행사까지 마련하고 시장 수성에 나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다수를 판매하는 광동제약과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이달 말까지 2ℓ들이 5개를 구입하면 1개를 무료로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그간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자체적으로 삼다수 할인행사를 한 경우는 있지만 삼다수 제조사가 이벤트를 실시하는 것은 지난 1998년 삼다수 출시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제주도개발공사 창립 20주년과 삼다수 판매량 61억병 돌파를 기념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국내 생수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삼다수가 할인행사까지 여는 것은 후발주자들의 공세가 어느 때보다도 거세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삼다수의 입지가 탄탄하지만 농심과 롯데칠성음료가 잇따라 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며 삼다수 독주체제에 서서히 제동이 걸리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아이시스8.0'으로 생수 2위를 달리는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출시한 '백두산 하늘샘' 홍보에 전력 투구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전국 대형마트에서 제품을 무료로 증정하는 파격적인 마케팅까지 펼치고 있다. 국내 생수 시장에 가장 늦게 뛰어든 농심 '백산수'가 롯데를 턱밑까지 추격하자 주력 제품인 아이시스8.0 대신 엇비슷한 콘셉트의 백두산 생수를 전면에 내세우고 견제에 나선 것이다.

롯데칠성이 백두산 하늘샘 띄우기에 주력하는 것은 농심 백산수와 똑같이 백두산이 수원지인데 소비자들이 너무 제품을 모른다는 이재혁 롯데칠성 대표의 주문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칠성은 지난 7월 백두산 하늘샘의 제품 포장을 변경하면서 백산수 글씨체를 따라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백산수로 생수 시장에서 연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농심은 기세를 몰아 내년에 생수 2위 브랜드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다. 지난 10월 가동을 시작한 중국 백두산 신공장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최근에는 생수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한 30~40대 주부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생수업체들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난해 5,900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생수 시장은 올해 6,2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와 농심이 생수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면서 삼다수도 이제는 마냥 시장을 관망하기 어려운 입장이 됐다"며 "생수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2017년 말 예정인 삼다수 판권 재계약을 놓고도 벌써부터 식음료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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