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이미 ‘가을잔치’가 한창이다. 정규 대회 성적 상위권자들만 초청해 치르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가 그 무대다.
바클레이스, 도이체방크 챔피언십, BMW 챔피언십, 투어 챔피언십으로 이어지는 1~4차전 중 2일 밤(한국시간)부터 나흘간은 2차전 도이체방크 대회(총상금 850만달러·우승상금 153만달러)가 열린다. 페덱스컵 랭킹 상위 125명으로 출발해 1차전에서 25명이 떨어진 상황. 이번주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보스턴TPC(파71·7,214야드)에서는 마스터스 우승자 대니 윌릿(잉글랜드)의 출전 포기로 100명이 아닌 99명이 나서 이 중 30명이 추가로 탈락한다. 이어 3주 뒤 열릴 투어 챔피언십은 시즌 농사를 가장 잘 지은 최후의 30명만으로 치러진다.
2007년 신설된 플레이오프에서 한국은 초반 5년 연속 최종 4차전 진출자를 배출했다. 최경주(46·SK텔레콤)가 2007·2008·2010·2011년에 진출했고 양용은(44)도 2009년과 2011년 투어 챔피언십을 경험했다. 그러나 최경주가 공동 3위로 최고 성적을 낸 2011년을 끝으로 대가 끊겼다. 이후로는 3차전 진출도 쉽지 않았다. 현재 군 복무 중인 배상문(30)이 2013년과 2015년 BMW 챔피언십을 밟았고 최경주와 노승열(25·나이키골프)이 2014년 3차전 진출에 성공한 게 전부다.
한국은 5년 만의 4차전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최경주와 김시우(21·CJ대한통운), 강성훈(29)이 도전자들이다. 최종전 생존을 넘어 5년 전 최경주의 성적을 뛰어넘는 기록이 쓰일지도 관심이다.
가장 가능성이 큰 주자는 김시우다. 지난달 22일 윈덤 챔피언십 우승으로 한국인 최연소 PGA 투어 우승 기록을 작성한 그는 페덱스컵 15위로 플레이오프에 초청받았다. 1차전 컷 탈락 탓에 페덱스컵 랭킹이 22위까지 떨어졌지만 이번주 결과와 관계없이 3차전 출전권을 확보했다. 4차전에 진출하기만 하면 페덱스컵 최종 1위에게 주는 1,000만달러 보너스도 노려볼 수 있다.
역시 지난주 컷 탈락한 최경주는 페덱스컵 83위라 이번주 대회에서 최소 18위는 해야 3차전에 갈 수 있다. 페덱스컵 88위인 강성훈은 13위 이상의 성적을 내야 하는 더 큰 부담을 안고 있다. 지난주 탈락 위기에서 최종 라운드에 선보였던 7언더파 불꽃타가 이번주에는 초반부터 나와줘야 한다.
페덱스컵 랭킹 1~3위인 패트릭 리드(미국)와 제이슨 데이(호주), 더스틴 존슨(미국)이 1·2라운드에서 같은 조 맞대결을 벌이며 지난주 1라운드에서 무릎 부상으로 기권한 헨리크 스텐손(스웨덴)도 돌아왔다. 페덱스컵 랭킹이 21위까지 떨어진 그가 브리티시 오픈 우승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은메달의 저력을 보여줄지도 관심이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