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 태양광 드론은 저궤도 인공위성을 대체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다. 우리나라가 2013년에 쏘아 올린 ‘아리랑 5호’의 경우 개발 및 제작에만도 2,300억원 이상이 들어갔고 발사비용도 300억원이 넘었다. 지난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성층권 비행에 성공한 고고도 태양광 드론 ‘EAV-3’는 개발에 수십억원, 제작에 2,000만원이 들어갔고 발사비용은 없다. 쓰임새도 다양해 구글은 고고도 태양광 드론을 공중에 띄워 5세대(G) 이동통신용 전파신호를 쏘는 실험을 하고 있을 정도다. 세계 각국은 고고도 드론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이미 1970년대부터 고고도 태양광 드론 개발을 시작해 민관이 수조원대 투자를 했다. 영국 국방부는 자국산 고고도 태양광 드론인 ‘제퍼’ 구매를 위해 1,060만파운드(155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각국이 시장 선점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판에 드론 개발과정에 2년이나 구멍이 생길 경우 시장은 없어진다고 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드론 개발의 골든타임을 놓쳐 10년 가까이 뒤처진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많은 지역이 비행금지 구역으로 묶여 있고 관측 등을 제외한 다른 목적으로는 드론이 활용되지 않는 등 과도한 규제로 중국 등 드론 선진국에 선수를 빼앗겼다. 고고도 태양광 드론만큼은 그래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