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으로 K뷰티 주도…한국인 첫 노벨 과학상 탄생 지원 나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R&D 투자 글로벌 기업 웃돌아
'아이오페' 기술력 세계가 극찬
서울대·KIST 등과 연구협력도



아모레퍼시픽 과학기술 혁신의 역사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처음 제기했을 때가 20대 후반이었고 그것을 증명해 상을 받기까지는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이 장기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특이성과 독창성을 발휘할 수 있는 젊은 과학자들을 꾸준히 지원하면 우리나라에서도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서경배 과학재단’ 설립으로 지속적·장기적 지원을 약속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오랫동안 뷰티업계의 과학기술 혁신을 주도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세계 최초로 순수 비타민 A인 ‘레티놀’을 안정화시켜 화장품으로 출시한 ‘아이오페 레티놀 2500’ 개발을 비롯해 서울대 의대와의 공동연구로 내놓은 ‘한국인의 피부 특성 및 노화’ 연구물에 이르기까지 기업과 공공의 영역을 넘나들며 유례없는 결과물을 내놓아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서 회장은 “과학과 기술에서 우위를 확보해야만 세계 선두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한 선대회장의 말씀처럼 혁신의 DNA를 바탕으로 아모레퍼시픽을 운영했다”며 “지난 1954년 국내 화장품업계 최초로 연구실을 개설한 후 끊임없이 연구개발(R&D)에 투자한 결과 글로벌 화장품 기업을 웃도는 R&D 투자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의 자신감을 증명하듯 아모레퍼시픽의 과학기술 성과물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1997년 개발한 ‘아이오페 레티놀 2500’은 기능성 화장품의 개념을 정립시킨 제품으로 비타민A(레티놀)로 대표되는 항산화 물질이 화장품 내에서 다른 유사 물질로 변하지 않고 인체 피부에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게 하는 신기술로 극찬을 받았다. 당시 아이오페 레티놀 2500은 출시 한 달 만에 20만개가 판매되며 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쿠션 제품은 전 세계 화장문화까지 바꿔버렸다. 선크림과 메이크업 베이스, 파운데이션 등 기초 메이크업 제품을 특수 스펀지 재질에 흡수시켜 팩트형 용기에 담아낸 아이디어에 전 세계 여성들이 환호했고 지난해 말까지 국내외에 8,000만개 이상 팔려나갔다. 로레알·에스티로더·LVMH 등 콧대 높은 글로벌 기업마저 잇따라 아모레퍼시픽 쿠션 제품을 모방하고 있는 것은 아모레퍼시픽의 혁신 기술을 인정했다는 방증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인류를 아름답게 한다’는 목표로 기업 차원을 넘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R&D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도 서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 덕분이다. 1999년에는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서울대 의과대학, 연세대 의과대학과 차례로 연구 협약을 체결하며 대학 연구 활동을 지원했다. 특히 서울대 의과대학 피부과와는 ‘한국인의 피부 특성 및 노화’에 관한 연구를 10년간에 걸쳐 공동으로 이어갔고 2006년에는 경희대 한의과대학교와 협력해 국내 최초의 한방미용연구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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