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학생들 경찰 출석 '교수 감금 혐의'

이화여대 본관 점거 농성과 관련해 일부 교수들에 대한 감금 혐의를 받고 있는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등 3명이 2일 경찰에 출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은혜 총학생회장, 이해지 총학생부회장, 허성실 사범대 공동대표 등 3명은 이날 오후 1시50분쯤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감금 주동자로 지목됐는데 입장이 어떠한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고 경찰서 안으로 진입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 등은 본관 점거 농성이 시작된 지난 7월 28일 평의원회 소속 교수와 교직원 5명을 본관 회의실에서 46시간 동안 나가지 못하도록 주도한 혐의다. 당초 경찰은 지난달 26일 출석할 것을 요청했으나 최씨 등은 정식 선임한 변호인을 통해 출석 날짜를 일주일 연기한 바 있다.

앞서 이화여대 학생들은 이날 오전 11시 학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은 무리한 소환조사를 멈춰야 한다”며 “학내 사안에 21개 중대라는 경찰력을 출동시킨 경찰 과실에 따른 여론의 역풍을 무마하기 위한 무리한 수사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학생들은 또한 “이사회는 최경희 총장 사퇴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총장을 임명한 당사자이자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인 이사회는 오로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총장에 대해) 암묵적 지지를 표하는 것을 멈추고 학생들의 최후 요청에 응답하라”고 말했다.

최경희 총장은 이날 ‘이화 동문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 “총장으로서 이번 일과 관련하여 이화 동문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이는 학교가 추진하는 사업의 목적과 취지에 대해 충분하게 소통하지 못한 결과라고 생각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동문 여러분의 지도와 질책을 받고자 한다”며 “오직 이화를 위한 마음으로 이 모든 시련에 두려움 없이 맞서려한다. 모교를 도와달라”고 전했다.

지난달 5일 최 총장은 본관 점거 농성 중인 학생들에 대한 경찰의 감금죄 적용 방침과 관련해 ‘처벌 불원’ 탄원서를 서대문서에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경찰은 탄원서 제출과 무관하게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전했다.

이상원 서울경찰청장은 지난달 22일 정례기자간담회에서 “범죄를 인지해 수사하는 것으로, (교수들이) 구해달라는 112 신고가 23번이나 있었다”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학교 요청이 있었지만 원칙대로 수사하는 것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학교 요청은 요청이고 우리 판단으로도 묵과가 안 된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화여대 학생들은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37일째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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