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기대와 달리 물류 쇼크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한진해운 사태는 역으로 머스크 등 글로벌 해운 공룡에 운임 인상과 새 항로 확보 등 치킨게임 승리에 따른 과실을 안겨주고 있다. 부산~LA 노선 운임은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1,100달러에서 1,600달러로 45.5% 올랐다. 화주가 한진해운과 같은 해운동맹 소속 해운사를 이용하려면 새로 계약을 해야 해 운임은 추가로 폭등할 수 있다. 현대상선은 머스크와 같은 해운동맹(2M) 소속이다. 머스크가 물동량 기준으로 10분의1 수준인 현대상선을 같은 해운동맹으로 받아들인 것은 한진해운 항로를 현대상선이 대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이 한진해운 항로를 대체하면 머스크는 앉아서 새 항로를 확보할 수 있다.
정부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이후 한진해운을 이용하던 화주들이 현대상선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는 해운시장의 특성을 모르는 한가한 소리로 한진해운 직원들이 대거 현대상선으로 옮겨가 영업을 지속하더라도 현대상선을 이용할 화주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결국 한진해운 사태에 따른 물류 피해는 커져만 가고 이 와중에 글로벌 해운 공룡의 시장 잠식으로 이제 하나 남은 국적선사마저 동네북 신세가 되기 직전이다. 긴급조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