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되는 갤럭시노트7 처리 어떻게] 아직 안팔린 100만여대▶신흥시장서 할인판매 검토

이미 팔린 140만여대는 핵심부품만 재활용 가능성

삼성전자가 이번주 미국을 시작으로 갤럭시노트7 리콜(한국은 19일부터)에 들어가면서 회수처리 방안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재까지 생산돼 글로벌 유통망에 깔린 갤럭시노트7 250만대(국내는 40만대 이상)가 리콜 대상이지만 국내외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된 것은 140만~150만대다. 따라서 소비자가 이미 사용하고 있는 제품과 포장도 뜯지 않은 채 이동통신사나 대리점·판매점 창고에 있는 신제품의 처리방향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판매현장 창고에 있는 신제품은 소프트웨어 검사를 해 전압이 높지 않은 합격품은 신흥시장에서 좀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비록 지난 3일에도 추가로 국내에서 갤럭시노트7 이용자의 배터리 폭발사고가 일어나기는 했지만 2일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의 전면 리콜 발표 때를 기준으로 배터리 불량률이 0.0024%에 그치는 상황에서 굳이 대부분의 합격품까지 폐기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품질은 완벽하지만 출고가(국내 기준 98만9,000원)에서 30~40% 이상 할인해 인도와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아시아·중남미 지역 신흥시장에 판매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소비자가 이미 사용한 제품은 정밀검사를 통해 불량 배터리를 제외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카메라·스피커 등 핵심부품은 재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전면 리콜 발표의 효과가 반감될 뿐 아니라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일부 소비자들이 “부품 재활용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는 의견을 내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결정하기 힘든 카드다.

그렇지만 전면폐기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1995년 이건희 회장이 휴대폰 애니콜의 불량률이 12%에 이르자 당시 500억원어치 15만대를 전 직원이 보는 앞에서 불태운 바 있으나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품질 도약을 위해 ‘애니콜 화형식’을 할 때에 비해 이번에는 배터리 협력업체 중 한 곳의 잘못으로 일이 벌어진 것 아니냐”며 전면폐기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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