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가운데 올 1~8월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강동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구 재건축 단지들이 개포동 주공 아파트의 연이은 분양 성공에 힘입어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실제 가격 상승률에서는 강동구가 1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강남 4구 재건축 아파트와 일반(재건축 제외) 아파트 간 상승률 격차는 매우 큰 것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8월 말까지 강남 4구 재건축 아파트 값은 10.07% 상승한 반면 이 지역 일반 아파트는 2.75% 오르는 데 그쳤다.
4일 서울경제신문이 부동산114에 의뢰해 올 1~8월 서울 강남 4구 재건축과 일반 아파트 값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재건축 상승률, 강동·송파구가 1·2위 = 올해 재건축 시장이 가장 뜨거웠던 곳은 단연 강남구였다. 개포동 일대 노후 저층 주공 아파트들이 잇따라 분양시장에 나왔고, 청약에서도 대박을 떠뜨렸기 때문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상승률 면에서는 강동구와 송파구 재건축 단지가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를 앞섰다는 점이다. 올 1~8월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 값은 9.8% 올랐다. 반면 이 기간 동안 강동구는 13.23%, 송파구는 12.2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초구는 8.15% 올라 4개 구 가운데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동구에서는 둔촌 주공·고덕 주공 아파트, 송파구에서는 잠실 주공아파트와 우성 아파트 등이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투자 수요가 가격이 비싼 강남구 대신 상대적으로 낮은 송파구와 강동구로 몰린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강동구의 경우 강남 4구 중에서 3.3㎡당 평균 아파트 값이 가장 낮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강남구와 서초구 재건축 아파트 값이 매우 높게 형성돼 있다”며 “강동구와 송파구는 강남구에 비해 가격이 낮아 상승 폭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세 착시 현상도 우려, 일반 아파트는 저조 = 이런 가운데 강남 4구에서 재건축을 제외한 일반 아파트의 경우 가격 상승률이 낮다. 강동구의 경우 일반 아파트 값은 올 1~8월 1.3% 오르는 데 그쳤다. 서초구는 3.16%, 송파구는 2.38%, 강남구는 3.25% 올랐다. 재건축 아파트 값 상승률과 비교하면 최대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올 1~8월 서울 아파트 값은 평균 3.65, 수도권 아파트 값은 2.49% 올랐다. 강남 4구 일반 아파트 중에서 수도권 평균 이하 상승률을 보인 곳도 나온 셈이다.
이렇다 보니 시세 착시 현상도 커지고 있다. 강남 4구 재건축 값이 상승하면서 해당 지역은 물론 서울 전체 아파트 값도 끌어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일반 아파트의 경우 여전히 낮은 상승률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강남 재건축 시장 일부에 투자 수요가 몰려 과열 양상을 띠는 것을 시장 전체적인 트렌드로 파악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