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터 체체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이어 유럽 최대 규모의 국제가전전시회(IFA)에서도 자동차가 전면에 등장했다. 자동차 업계 수장이 IFA 사상 처음으로 기조연설에 나서고 스마트 키와 스마트홈 솔루션 등이 구현된 자동차가 전시되는 등 ‘전차(電車) 융합’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 IFA에서는 정보기술(IT) 업체들과 자동차 업체의 협업이 크게 돋보였다.
디터 체체 메르세데스 벤츠 회장 겸 다임러AG 회장은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6 행사에서 ‘궁극의 모바일 디바이스 : 우수한 타임머신으로서의 자동차’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통해 자동차를 ‘사무실(오피스)’로 표현하면서 스마트카 사업 확대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체체 회장은 MS와 협업을 통해 선보이는 ‘인 카 오피스(In Car Office)’ 서비스를 소개했다. 이 서비스 솔루션은 MS의 ‘익스체인지’ 프로그램과 연동돼 운전자가 사전에 설정한 미팅 시간과 장소를 토대로 길 안내 및 각종 편의를 제공해준다.
함께 소개된 ‘인 카 딜리버리’는 차량 트렁크에 원하는 택배 물품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차량에 탑재된 무선통신 모듈과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면 택배 기사가 손쉽게 물품을 트렁크에 넣을 수 있다.
체체 회장은 향후 스마트카가 각종 업무나 공식 스케줄을 관리해주고 개인의 운동·건강 상태를 점검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자율주행차 발달에 따라 운전 중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거나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IFA 2016’ 삼성전자 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스마트폰으로 도어를 열고 잠글 수 있는 ‘스마트 키’를 구현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의 IFA 전시장에도 벤츠 차량이 전시됐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협업한 디지털 ‘스마트 키’를 소개하기 위해서다. 삼성 스마트폰을 도어 핸들에 접촉하면 차량 스스로 문을 열거나 잠글 수 있다. 차량 문이 열린 후에는 스마트폰을 무선충전대에 올리면 시동이 걸린다.
LG전자 부스에는 자동차가 전시되지는 않았지만 스마트홈 부스에 차량 실내 센터페시아를 형상화한 구조물과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배치됐다. 이 내비게이션 시스템에는 LG 스마트홈 기능이 내장돼 있어 버튼 터치로 집 내부의 조명·에어컨 등을 작동시키거나 끌 수 있다. 터키 가전 업체인 베스텔도 르노 소형 전기자동차 ‘ZOE’를 전시장에 배치하고 전기차 충전까지 연동 가능한 스마트홈 솔루션을 선보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가 점차 전자기기화돼 가면서 가전·IT 업체와 자동차 기업 간의 협업이 일상화됐다”면서 “지난해 CES에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전차 융합 현상이 IFA에서 더욱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베를린=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